[프로축구]‘킬러’ 샤샤 이번엔 도우미 변신

  • 입력 2002년 3월 20일 23시 15분


“샤샤가 달라졌어요.”

성남 일화의 차경복 감독은 지난해 ‘유고 특급’ 샤샤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훈련 때면 게으름을 피우고 경기 땐 ‘나홀로 플레이’와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여 팀 플레이의 걸림돌이 됐던 것. 그러나 요즘 차경복 감독은 샤샤만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샤샤가완전히 ‘딴사람’이 됐기 때문.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수원 삼성의 2002아디다스컵프로축구 조별리그 A조 경기. 샤샤는 공수를 오가며 팀플레이를 펼친 데 이어 후반 로스타임 때 절묘한 패스로 김대의의 결승골에 어시스트를 제공, 팀의 3-2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던 샤샤는 전광판 시계가 멈춘 후반 로스타임 때 미드필드 왼쪽부터 20m를 드리블해 골지역 왼쪽까지 파고든 후 김대의를 향해 정확하게 볼을 밀어줘 결승골을 연출해 냈다. 지난해 같으면 욕심스럽게 직접 슈팅을 날렸을 상황이지만 ‘팀 승리’를 위해 양보한 것.

차 감독은 “샤샤가 지난해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무시당한 뒤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한국국가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의지는 아직 남아 있다. 이것이 그를 변화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안양에서는 안양 LG가 대전 시티즌을 2-0으로 완파하고 역시 2연승을 달렸다.

또 울산 현대는 광양 원정경기에서 정성훈과 김현석의 연속골로 전남 드래곤즈를 2-1로 눌렀다. 김현석은 통산 105골을 기록하며 개인통산 최다골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전주에서는 전북 현대가 전반 시작 1분 만에 터진 양현정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꺾고 첫승을 신고했다.

한편 수원경기에선 하프타임 때 변전실의 발전코일이 끊어져 야간조명탑이 꺼지는 바람에 경기가 20분 지연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수원〓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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