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젊어지는 만큼 동시에 늙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베테랑이라 불리는 나이 많은 선수들의 비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목요일 Detroit Pistons와의 원정경기. 40살(미국 나이로 39살)의 Karl Malone은 부상(감기)으로 출장하지 못했다. '85-86시즌 Utah Jazz에 입단한 이래로 17년간의 1,345경기에서 단지 부상으로 뛰지 못한 경기는 이전까지 단지 3경기에 불과했다.
Malone를 대신해 Utah Jazz의 승리를 이끈 선수는 또 다른 리그 최고의 베테랑 John Stockton이었다. 경기 종료 1분 19초를 남긴 상황에서 그는 동점의 3점슛을 넣었고, 다음 자유투 4개중 3개를 성공시켰고, 수비 리바운드를 해냈고, 심지어 상대의 마지막 3점슛을 블록하며, 팀의 막판 역전승을 이끌어 낸다. 이번 달 26일 우리 나이로 41살이 되는 그는 그 경기에서 14득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 4스틸, 1블록슛, 1턴오버를 기록해낸다. 41살은 리그내 가장 젊은 선수인 Eddy Curry(21살)의 약 두 배나 되는 나이이다. 누구라면 벤치에 앉아 코치나 하고 있을 나이에, 젊은 선수들이 평생 내기도 힘든 기록을 작성하다니! 그는 왜 리그의 대부분 팀들이 여전히 베테랑들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리그에서 평균 6년 정도밖에 머물지 못하는 NBA 선수들의 수명을 생각할 때, 40세의 나이가 되도록 리그에 머물면서 대활약을 하는 노장들의 투혼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모든 스포츠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자기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노장들의 비율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NBA 역시 예외가 아니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신체적으로 유리한 골밑선수들을 빼고는 35살의 나이가 넘도록 뛴다는 것은 가드나 포워드들에게는 힘들 일이었다. 그러나, 모든 포지션에 걸쳐 35세가 넘은 선수들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다. 은퇴중인 40살의 Charles Barkley마저 여전히 복귀를 운운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은퇴 후에도 자기 몸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든 선수들의 가장 큰 무기는 젊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인해 신체의 노쇠화와 체력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그들의 능력은 경험과 부합되어 선수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경험을 통해서, 필요 없는 체력적 낭비는 줄이고 필요로 할 때 자기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게다가 그들의 경험은 다음 젊은 세대들에게 물려 줄 수 있기에, 젊은 선수들의 교육에도 한 몫 하고 있다. 어느 분야이건 간에 라이벌이 있다면 서로를 강하게 만들듯이, 베테랑들은 젊은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을 가르쳐 준다. 팀 스포츠인 농구에서 자기 혼자의 힘으로만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Washington의 Jordan과 Hamilton, Alexander의 관계, San Antonio의 Terry Porter와 Tony Parker의 관계(과거 트윈타워 역시)들이 '경험 전수'라는 참교육의 현장의 좋은 예일 것이다.
'구관이 명관(舊官名官)'이라는 고사성어가 있고, 영어에도 'Oldies but Goodies'라는 말이 있다. NBA의 현재 추세라면, 그 말들은 점점 현실성이 더해가고 있다. 현재 리그 내 35세 이상의 선수는 무려 75명이다. 90년대 중반의 35명 가량과 비교해 보면, 거의 두 배나 증가한 셈이다. 연령대로 보면, 41살 3명, 40살 7명, 39살 1명, 38살 12명, 37살 10명, 36살 10명, 35살 22명. 현재 이들의 기량을 고려해 볼 때, 다음 시즌 역시 베테랑의 숫자는 증가할 것임 분명하다. 현실감이 나지 않는 분들에게 잠시 질문? 당신은 Gary Payton, Vlade Divac, Antonio Davis를 35세나 먹은 노장이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물론 '아니요'라고 당신은 답했을 것이다.
이제, 리그의 주요 노장들을 몇명 살펴보자.
비록 지금은 부상 중이었지만, 39살의 나이로 복귀한 Michael Jordan이 있다. 그는 선수로서 이룩할 것은 다 해냈지만, 역시 농구공에 대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는 Washington이라는 패배의 팀에 승리가 무언지 가르쳐 주었다.
38살의 Scottie Pippen은 부상 이래로 다시 젊어진 듯 보인다. 그의 공수에서의 대활약으로 2001년 14승 16패에 불과했던 Portland는 2002년 26승 9패라는 전혀 다른 팀이 되어 버렸다.
38살의 Reggie Miller 역시 팀의 세대교체 속에서도 부동의 슈팅가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시즌 득점(16.4)이 줄어든 것 이외에는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Terry Porter는 40살의 가드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경기 리딩능력과 정확한 외곽 슛은 많은 팀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이번 시즌 Detroit로 트레이드된 Clifford Robinson은 Pistons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여전히 '전천후 선수'로서 명성을 날리는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Anthony Mason, Mutombo, Derrick Coleman, Olajuwon, Divac, Antonio Davis, Campbell, Payton, Mark Jackson, David Robinson……등 35살이상의 선수들 중 팀 내 비중이 큰 선수들은 리그 내 널려 있기 대문에, 다 이야기하면 지루할까 봐 생략한다.
며칠 전, 한 NBA방송 중계에서 어떤 해설가가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불쾌했던 적이 있다. 물론 이들 노장 선수 중에는 이미 은퇴를 했어야 할 나이에도 불구하고, 반지에 대한 마지막 불씨 때문에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또한 개인 통산기록을 위해 갱신하기 위해서 젊은 선수들을 당해내지도 못하면서 뛰는 선수들도 있다. 그만큼 우승과 기록이라는 것들은 선수 개인으로서 크나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농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젊고 전성기를 달리는 Shaq와 Kobe가 끼고 있는 챔피언 반지'가 아니라, '사십대인 Karl Malone과 John Stockton같은 노장 선수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이다. 적어도 내게는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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