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나비스코 챔피언십]소렌스탐 ‘빨간 구두의 마법사’

  • 입력 2002년 4월 1일 17시 29분


소렌스탐이 목욕가운을 입은채 최종 라운드에서 신었던 빨간 골프화를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소렌스탐이 목욕가운을 입은채 최종 라운드에서 신었던 빨간 골프화를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아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은 ‘빨간 구두의 마법사’라는 새 별명을 얻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1일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 다이나쇼코스(파72)에서 끝난 시즌 첫 미국LPGA투어 메이저대회 나비스코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소렌스탐은 평소 신던 신발 대신 이날 처음으로 반짝거리는 빨간 색깔의 끈 없는 골프화를 신고 필드에 나섰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지막 라운드에는 언제나 붉은 티셔츠를 입듯 ‘여자 타이거’라는 소렌스탐도 뭔가 특이하게 보이고 싶었을까.

새 신발이 마법이라도 부렸던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잡은 소렌스탐은 최종합계 8언더파를 기록, 동향 선배 리셀로테 노이만(36)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소렌스탐은 “그린에 올라갈 때마다 신발을 쳐다보고 웃었다”며 “그 바람에 여유를 찾아 애를 먹던 퍼팅도 편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대회가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1983년 이후 처음으로 대회 2연패를 이룬 소렌스탐은시즌 개막전인 다케후지 클래식에 이어 시즌 2승을 거뒀다. 통산 33승 달성에 4번째 메이저 우승.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1회의 기세를 올린 소렌스탐은 상금 22만5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47만2000달러로 선두를 질주, 지난해에 이어 독주체제를 갖췄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소렌스탐은 18번홀 그린 옆 연못에 뛰어드는 전통에 따라 캐디 테니 맥나마라, 그의 딸과 손을 잡고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 기쁨을 누렸다.

한편 박세리(25·삼성전자)는 버디 6개를 했으나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2언더파로 박지은(이화여대)과 공동 9위 머물렀다.

생애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최연소로 노렸으나 아쉽게 그 꿈을 접은 박세리는 내년 이 대회에서 우승해도 지난해 캐리 웹(호주)이 세운 기록(26세 6개월 3일)을 깨게 된다.

뒤늦게 4언더파를 치며 순위를 끌어올린 박지은은 다케후지클래식(6위), 웰치스서클K챔피언십(3위)에 이어 시즌 3번째 ‘톱10’ 진입의 안정된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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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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