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핵’인 홍명보와 송종국이 유럽전지훈련을 마친 뒤 “유럽벽을 넘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분명 으레 해보는 말이 아니었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12년간 ‘한국축구 수비의 핵’으로 활약한 홍명보는 “솔직히 체력적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토털사커를 따라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후배들이 열심히 뛰어주니 쉽게 수비라인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전지훈련을 하면서 우리도 유럽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고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을 충분히 꺾을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고 자신했다.
풍부한 국제경기 경험의 소유자 홍명보는 수비리드는 물론 역습찬스에서 정확한 볼배급으로 공격에 힘을 실어줬다. 유럽전지훈련 3차례의 평가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것도 홍명보가 최후방 수비라인을 튼실하게 지켜주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홍명보의 복귀는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정신적 안점감을 주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상비군 4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홍명보가 뽑힐 정도로 그의 존재는 선수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송종국도 “명보형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에 무게가 실렸다. 선수들을 끌어줄 리더가 있으니 한층 안정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신데렐라 송종국은 홍명보의 합류로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었다. 송종국은 스피드와 힘을 겸비한 ‘영파워’ 인데다 수비력이 좋아 그동안 수비라인에 섰었는데 홍명보가 수비라인을 견실히 지켜주면서 다시 원래 위치인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송종국은 유럽전지훈련 평가전에서 플레이메이커와 오른쪽 윙백으로 활약하며 한국 공격라인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수비라인과 공격라인의 가교역할을 제대로 해 공수가 매끄럽게 연결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종국은 “대학때는 물론 프로에서도 미드필더로 활약해 나는 수비보다 미드필더 역할에 맞는다. 명보형이 수비라인을 듬직하게 지켜주니 내 원래 포지션에서 맘껏 뛸 수 있어 좋다”며 자신감에 넘친 모습이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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