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폴란드 축구대표팀의 주전 골잡이인 올리사데베가 최근 폭행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올리사데베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출신의 흑인선수로 폴란드 대통령까지 나서 귀화를 성사시켜 폴란드가 16년만에 월드컵본선에 진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낸 선수다.
최근 올리사데베가 밤 늦게 술을 마시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비틀거리다 이를 카메라로 찍는 기자를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일부 스포츠 스타중에는 갑작스런 인기와 쌓이는 돈을 주체하지 못한채 스캔들을 일으키고 이를 지적해주는 언론을 향해 분풀이를 해대는 경우가 종종 있다.
91년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에서 뛰던 시절 금지약물을 먹은게 들통났고 94년 미국월드컵에서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5년간 선수자격박탈의 불명예를 안았던 ‘축구 신동’ 마라도나는 이를 취재하려고 집에 찾아온 기자들에게 공기총을 쏘아대 3년간 집행유예 선고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일부 스포츠 스타들의 몰지각한 행동과는 반대로 월드컵 개최를 총괄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미디어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던 부분도 미디어센터와 경기장내 취재석이었다.
지난해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98프랑스월드컵조직위원회의 협조로 펴낸 98월드컵 성공개최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세계 각국에서 월드컵 취재를 위해 오는 미디어 관계자에 대한 최대한의 협조야말로 월드컵 성공개최의 가장 큰 요소로 꼽고 있다.
2002월드컵 때에도 1만여명의 각국 취재진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드컵의 현장에서 한국의 모습을 시시각각 각국으로 타전할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