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은 현재 일본프로축구 J리그에서 3경기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가는 중. 6일 벌어진 삿포로 전에서 기록한 헤딩 골이 올 시즌 3번째 골이다. 3골 모두 ‘머리’로 잡아낸 득점.
J리그에서 활개치는 유상철의 모습을 바라보는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의 마음은 든든하다. 중앙 수비수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유상철을 공격수로도 활용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의 활용폭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대표팀 선수 운용에도 숨통이 트이기 마련이다.
유상철은 대표팀에서 이미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팀의 다른 포지션에서는 주전 경쟁이 한창이지만 중앙 미드필더 자리 만큼은 유상철이 ‘베스트 11’에 포함된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 만큼 유상철은 ‘히딩크 사단’에 합류한 이후 기복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왔다.
유상철의 강한 체력과 근성을 높이 평가한 히딩크 감독은 그를 김남일(전남 드래곤스)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점찍었다. 한 때 중앙 수비수로도 기용됐으나 홍명보(포항 스틸러스)가 복귀한 이후 전진 배치됐다. 히딩크 감독 취임 이전까지는 대표팀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이렇듯 대표팀에서 유상철의 활동 무대가 ‘중원’이다보니 자칫 그의 ‘킬러 본능’이 잊혀질만도 했다. 그러나 ‘골 맛’이 유상철에게 생소한 것은 아니다. 울산 현대에서 스트라이커로 뛰던 98년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일본 진출 이후에도 요코하마 마리노스 소속으로 2000년 J리그 득점 3위까지 오른 적이 있다. 득점력에 있어서도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들. 실제로 히딩크 사단에서 가장 많은 골을 잡아낸 선수가 유상철이다. 4골을 기록, ‘대표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드필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시즌 유상철의 플레이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기회만 생기면 골문 근처에서 서성이며 ‘골 맛’을 볼 채비를 하고 있다. J리그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대표팀 경기에서도 “내가 진짜 킬러”를 외치며 뭇 스트라이커들을 제치고 유상철이 히딩크 사단의 공격 전면에 나설지도 모르는 일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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