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대한체육회장 선출도 자유경선을

선장없는 대한체육회의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김운용 전 회장이 2월28일 대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지 달포가 다 돼가지만 새 회장 추대 움직임은 더디기 짝이 없다. 이에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본인의 극구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전 회장의 복귀설이 떠도는 가운데 여당 국회의원 C씨와 여권과 밀접한 L씨의 영입설 등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도 함께 있다.

문화관광부가 10일 지난달 중순에 이어 두번째로 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회장 선임 정관을 민주적으로 개정하고 새 회장을 조속히 선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체육회는 집행기관인 이사회 날짜는 25일로 잡았지만 회장 선거 규정의 개정 등에 대해선 내부 방침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등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 총회 소집은 그때 가봐야 이뤄질 전망이다.

일이 왜 이렇게 꼬였을까. 지난달 초로 돌아가 보자. 사퇴한 김 전 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한 김정행 대한체육회 부회장(대한유도회장)은 “정식 회장이 아닌 직무대행으로서 공정을 기하기 위해선 업무를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그는 모친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는 내우도 겪었다.

김 직무대행은 체육회 사무총장이 외유중인데다 중순에 회장기 전국유도대회와 세계태권도 행사가 열린다는 이유 등으로 결국 이사회 날짜를 25일에야 잡았다.

잡음을 피하기 위한 신중론도 좋지만 ‘시간벌기’로 보이는 지나친 신중론은 체육회의 행정공백은 물론 외부 낙하산 인사 등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현 집행부는 인식해야 한다.

요즘 대선후보를 정하기위한 각 정당의 경선이 활발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체육회장 선출도 자유경선에 의한 투명한 선거만이 최상의 선택임은 물론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