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슛 난조…제풀에 꺽인 나이츠

  • 입력 2002년 4월 11일 23시 27분


자아도취에 빠지면 자신의 약점마저도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11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SK 나이츠가 그랬다. 용병 전력이 정상이 아닌 SK가 동양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것은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상대팀이 헷갈릴 만큼 잦은 선수교체와 24초 공격제한 시간을 꽉 채우는 지공작전이 나온 것은 고육지책이었고 2차전 승리로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3차전에서도 같은 작전으로 맞서겠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의도. 하지만 이날 SK 선수들은 2차전 승리의 감격을 벗어버리지 못한 채 코트에 섰다. 투지는 사라지고 패스는 끊기기 일쑤였으며 공을 잡으면 던지기 바빴지만 슛 성공률은 40%로 형편없어 여지없이 동양의 속공(10개)으로 이어졌다.

덕분에 균형을 맞춰 나가던 승부는 2쿼터 들어 4분47초가 지날 때까지 SK가 단 한 점도 추가하지 못하는 새 두자릿수로 점수가 벌어지며 너무 일찍 동양 쪽으로 기울었다.

반면 1차전 승리 뒤 자만심에 빠졌던 동양은 이날 정신력을 새롭게 한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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