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수성구민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오전 훈련. 거스 히딩크 감독은 13일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킨 탓인지 이날은 6개팀으로 나눠 족구를 하도록 했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은 박항서 정해성 최진한 등 코치들과 한팀이 돼 족구를 한다기 보다는 선수들과 몸싸움을 하는데 치중했다. 네트 가까이에 있는 현영민의 몸을 잡아 당기며 플레이를 방해했고 헤딩을 하는 홍명보를 네트 너머에서 발을 들어올려 방해 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그런 히딩크 감독에게 “Oh, No”를 외치며 거칠게 항의하면서도 게임을 즐겼다.
허진 언론담당관은 “선수들과 친해지는 히딩크식 노하우”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풀때도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13일 오전 훈련. 선수들이 원을 그려 그라운드에 앉아 스트레칭체조를 하고 있을 때 히딩크 감독은 갑자기 김병지에게 공을 던졌다. 그러자 김병지가 웃으며 헤딩으로 다시 히딩크 감독에게 볼을 보냈다. 이런 헤딩은 다른 선수에게도 계속됐다. 허리 유연성 운동을 할때 송종국이 뻣뻣한 모습을 보이자 공으로 송종국의 등을 톡톡 때리며 “더 유연해야지”라고 장난기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친구같은 감독. 선수들이 히딩크 감독을 절대적으로 신임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대구〓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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