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프로야구의 기이한 인물!"

  • 입력 2002년 4월 24일 14시 14분


아무리 봐도 기이한 감독이다.

감독 데뷔 이래 '벌떼작전'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성근 감독(LG)이 최근 또다시 기행을 연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주력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최악의 4월을 보내고 있는 김 감독의 야심찬 작품은 전무후무한 왼손잡이 내야수.

대상은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자랑하는 서용빈(31).

야구의 성격상 왼손잡이가 내야에 머무는 경우는 1루수와 투수.

이론상 포수도 왼손잡이가 가능한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아주 드물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서용빈이기에 김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그를 3루수로 돌릴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김 감독의 바램대로 서용빈이 사상 최초의 왼손 3루수로 탄생할 수 있을까?

물론 김 감독의 마음대로 결정되는 사항이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잠시 생각해보면 왼손잡이가 3루 수비를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일단 3루선상으로 빠지는 볼을 생각해보자.

오른손 수비수일 경우는 역동작으로 수비를 하지만 송구 동작에서는 어깨만 강하다면 논스톱으로 1루에 던질 수 있다.

반면 왼손잡이는 포구 자체는 편안하지만 송구하기가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포구한 이후 한번의 스텝을 거쳐야만 송구가 가능하다.

발빠른 타자를 잡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3루쪽으로 대는 번트는 더욱 수비하기 힘들어진다.

특히 글러브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수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을 잡는 것은 가능하지만 송구를 위해서는 몸을 뒤틀어야만 가능하다.

이론상 전혀 송구할 수 있는 동작이 나오지 않는다.

평범한 3루와 유격수 사이의 땅볼 처리도 만만치 않다.

역동작으로 포구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 한 스텝을 더 밟아 송구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에서 3루수비를 왼손잡이가 하는 경우가 없다.

간혹 2루수는 송구 범위가 짧기 때문에 왼손잡이를 기용하기는 하지만 3루수는 어림도 없는 일.

그 어림도 없는 일을 김성근 감독이 서용빈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물론 궁여지책이지만 가능성은 적다.

그래도 남들이 전혀 생각치도 않는 일을 생각해내는 김성근 감독.

기이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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