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놓고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13억 인구가 1m 높이에서 같은 시간에 동시에 땅으로 쿵하고 뛰어내리면 지진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따위다.
이런 거대한 인적 자원을 배경으로 중국의 축구 발전은 새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축구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지만 다른 스포츠에 비해 큰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58년 스웨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에 나선 뒤 월드컵 본선무대 진출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특히 한국축구에 약해 78년 방콕아시아경기 이후 2000년 아시안컵까지 22년간 8무15패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려왔다.
그동안 중국축구가 뒤처져 있던 이유는 훌륭한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궁무진한선수 자원을 어떤 식으로 훈련시키고 성장시킬지 몰랐기 때문이다.
94년 출범한 중국 프로축구 초창기에는 하프타임만 되면 선수들이 라커룸에 모여 담배를 피워대는 등 프로선수로서 기본 조차 돼 있지 않는 모습이 다반사였다. 이 때 중국에 진출했던 최은택 박종환 차범근 이장수감독 등 한국인 지도자들은 중국에 제대로 된 축구를 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축구는 현재 프로팀이 1부리그격인 갑A, 2부리그인 갑B 그리고 하위팀들이 모인 을팀으로 나눠져 있으며 갑A 14개팀, 갑B 12개팀, 을팀 20개팀으로 2부리그가 없는 한국 프로축구보다 훨씬 짜임새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월드컵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을 영입한 중국대표팀이 2002월드컵예선에서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뤄냄으로써 중국은 지금 축구열기가 넘쳐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축구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중 청소년대표팀 경기와 27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중 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 한국팬에게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다. 중국축구가 얼마나 변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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