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병현“좌타자도 문제 없다”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48분


“감독님, 이제 왼손걱정은 잊어주세요.”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마치 이런 메시지를 더그아웃의 밥 브렌리 감독에게 전해주려는 듯 했다.

3일 애리조나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 5-3으로 앞선 8회부터 마무리로 등판한 김병현은 줄줄이 나온 메츠의 좌타선을 철벽같이 봉쇄하며 2이닝 동안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6세이브째를 따냈다. 이날 거둔 세이브는 그가 99년 메이저리그에 입문한 이후 거둔 개인통산 40세이브째. 99년 첫 세이브를 거뒀던 팀도 바로 뉴욕 메츠였다.

김병현은 특유의 ‘업슛’(타자 앞에서 솟아오르는 구질)을 주무기로 썼다. 8회 첫 타자인 거포 피아자를 3구째에 ‘업슛’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뒤 알폰소와 버니츠를 범타로 막아냈다.

9회 선두 존슨을 삼진으로 잡아낸 공도 바로 ‘업슛’. 세데뇨에게 가운데 안타를 내준 뒤 내야실책으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알로마와 페레즈를 1루수 뜬공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팀의 7-3 승리를 지켜냈다. 김병현은 9회 마지막 타자 페레즈를 상대할 때 언더핸드스로 투수로는 믿기 힘든 95마일(153㎞)짜리 직구를 꽂아 홈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그가 이날 상대한 8명의 타자 가운데 왼손이 무려 6명. 하지만 세데뇨에게 1안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은 범타로 막아냈다. 김병현이 왼손에 약하다고 생각해 좌타자가 나올 땐 왼손 언더핸드스로 투수 마이크 마이어스를 마무리로 쓰던 애리조나 브렌리 감독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것.

올시즌 단 한번의 구원실패도 없이 6세이브 평균자책 0.71을 기록 중인 김병현은 좌타자들에게도 강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앞으로 마무리 등판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도 3일자 기사에서 김병현을 특집으로 다루며 “‘꼬마’로 통하는 BK가 지난해 월드시리즈의 아픔을 극복하고 올해 맹활약하고 있으며 동료들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시애틀 매리너스의 마이크 카메론은 코미스키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타이기록인 4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시즌 25홈런을 쳐내고 이 경기전까지 올해 5홈런을 기록했던 카메론은 1회엔 팀동료 브렛 분과 함께 2개의 홈런씩을 날렸다. 한 이닝에 2명의 선수가 2홈런을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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