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6일과 7일 비공개훈련에 대해 “현재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골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비공개훈련이 불가피했다. 축구에서 비밀은 없지만 훈련상 선수들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만의 훈련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제주 서귀포 동부구장에서 열린 ‘히딩크 사단’의 비공개훈련은 팀 관계자들의 얘기를 통해 소상하게 전해졌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여느때와 달리 ‘호랑이 선생님’으로 돌변, 선수들을 심하게 독려하며 전술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의 주안점은 알려진대로 세트플레이. ‘절반의 골’이라 불리는 코너킥과 프리킥을 통해 골을 낚아내는 훈련을 계속 반복했다. 송종국과 이을용 이천수 박지성 등 킥이 좋은 선수들이 좌우 코너나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볼을 띄워주고 황선홍 최용수 유상철 등이 수비벽을 피해 골로 연결하는 ‘각본’을 짜나갔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시키는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선수들에겐 심하게 타이르며 골을 잡아내는 법을 전수시켰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달 28일 중국전에서 12번이나 코너킥을 얻고도 한 번도 위협적인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던 것 때문에 더욱 선수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한국축구대표팀이 골결정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6일과 7일 비공개로 세트플레이 훈련을 실시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이 미니게임으로 좁은 공간에서 패스와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서귀포〓이훈구기자 ufo@donga.com
히딩크 감독은 특히 프리킥을 강조했다. 코너킥보다 훨씬 많은 작전과 전술을 구사할 수 있고 골을 낚아낼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프리킥 위치에 따른 최적의 전술을 선택한 뒤 이를 반복연습, 숙련도를 높였다.
세트플레이가 골을 잡아내기도 쉽지만 허용하기도 쉬운 법. 히딩크 감독은 상대의 세트플레이에 대한 수비훈련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히딩크 감독은 키가 큰 최진철과 이민성에게 공중볼에 대한 대응법과 몸싸움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또 상대 공격수가 뒤로 빠져나갈 때 수비수들 외에 최용수나 황선홍 등 공격수들이 막아내는 ‘시나리오’를 만들기도 했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우리같이 세계수준에 한수 뒤지는 팀은 세트플레이가 중요하다. 물론 기술적인 한계가 있고 전문 키커가 없어 성공률은 떨어지지만 결국 우리가 가장 쉽게 골을 낚아낼 수 있는 것은 세트플레이밖에 없다. 히딩크 감독이 세트플레이의 세밀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서귀포〓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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