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투어에서 활동중인 골퍼는 200 명을 상회합니다. 여기서 PGA Tour 라고 하면 축구로 따지면 1부 리그입니다. 정규 리그인 셈이죠. 이들 200 명이 모든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아니고, 성적 또는 상금 랭킹순서로 풀시드를 받는, 즉 모든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대강 120명 내외라고 봐도 좋습니다. 120 명 중에서도 중요한 메이저 대회나 메이저급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는 그보다 훨씬 더 작습니다. 또한 1부리그인 PGA Tour 에서 활동중인 선수라 할지라도 연말 상금 랭킹이 125위 바깥에 든 선수는 다시 자격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일단 120 명 내외의 선수들 중에서 대부분의 선수가 1승을 올리는 것 조차 힘든 지경입니다. 한국보다 남자 골프가 더 발전된 일본의 경우 여러 명의 투어 프로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현역 선수로는 시게키 마루야마 한 선수만 1승을 올린 실정입니다.
현재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출신 선수들 중에서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정규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단 3명뿐입니다. 일본의 이사오 아오키 프로 (현재는 50세 이상의 시니어 투어에서 활약중입니다) 와 좀전에 말씀 드린 시게키 마루야마 프로, 그리고 어제 우승한 최경주 프로, 이렇게 3명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하길 최경주의 1승은 미국 LPGA (여성 프로 골프 협회) 에서 한국 선수가 올린 10승과 맞먹을 정도로 힘든 것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다소의 과장은 있을지 모르나,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남자 선수들간의 동서양인의 기량 차이는 여자 선수들간의 기량 차이에 비해 훨씬 더 클 뿐더러,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들의 숫자상으로도 비교가 안될만큼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미국 LPGA 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 역시 PGA Tour 에 비해 훨씬 역사가 짧을 뿐더러, 그나마 소렌스탐, 케리웹, 박세리등 소위 말하는 Big 3 가 경쟁을 하는 구도로 접어들면서 본격화 된 것이므로, LPGA 에서 한국 선수가 1승을 올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보면 PGA Tour 에서 한국 선수가 1승을 올리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수월한 지경입니다.
게다가 PGA Tour 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최경주가 유일합니다. 그것도 풀시드를 받고 뛰는 중입니다. 언어 및 문화 장벽, 기업체의 지원 정도뿐 아니라 그가 혼자라는 점에서 LPGA 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경쟁의 정도가 심하고 넓은 PGA Tour 에서 혈혈단신 우승한 것은 정말 대단한 업적입니다.
지난 며칠간 미국의 공중파 방송인 ABC 에서는 최경주 선수를 중심으로 중계방송을 만들었습니다. LPGA 스타로 부각된 박세리, 김미현을 필두로 한 한국 낭자들이 그동안 펼친 「대한민국의 홍보」 라는 점에서 보면, 최경주의 1승은 실로 엄청난 국위 선양 효과라고 생각될 정도로 커다란 것입니다.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해 평소 곱지 않은 시선이나 인식을 가진 분들이라 할지라도 최경주가 미국땅에서 이룬 1승에 대해서는 그 홍보효과의 측면에서, 또는 개인 스포츠에서 한 선수가 이룬 업적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경우에라도 폄하하지는 않아야겠습니다.
그것은 성취상의 난이도를 감안할 때 제 개인적으로는 박찬호 선수가 미국에서 20승 이상을 거두어 사이영상을 수상한 것 만큼, 대단한 업적이라는 생각이며, 획률상으로는 어쩌면 더 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물러갑니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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