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시즌 종료를 향해 치닫고 있는 유럽 프로축구에서 9일 ‘챔피언’이 둘 더 탄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아스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누르고 남은 한 경기에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또 유럽축구연맹(EUFA)컵에서는 페예누르트 로테르담(네덜란드)이 28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나흘전 잉글랜드 FA컵 정상에 오른 아스날은 이날 원정 경기로 리그 2위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일전을 치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을 다투는 팀들 답게 양 팀의 주전 명단에는 월드컵 출전을 기다리는 각국의 대표 선수들이 망라됐다.
아스날의 수문장은 잉글랜드 대표인 데이비드 시먼. 이에 맞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프랑스 대표인 파비앵 바르테즈가 골문을 지켰다. 또 아스날에서는 프랑스 대표인 파트리크 비에라와 실뱅 빌토르드, 잉글랜드 대표인 애슐리 콜과 솔 캠블, 나이지리아 대표인 은완코 카누등이 스타팅 멤버로 나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잉글랜드의 필 네빌과 폴 숄즈, 아르헨티나의 후안 베론, 아일랜드의 로이 킨 등 월드컵 출전국들의 스타 선수들을 모두 내세웠다.
양팀 통틀어 5장의 옐로 카드가 나왔을 정도로 90분 내내 격렬한 경기가 이어졌지만 골은 단 한차례 터졌다. 후반 12분 빌토르드가 낮게 깔아찬 슈팅이 상대 수비수 로랑 블랑의 무릎에 맞아 방향이 바뀌면서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것.
아스날은 이날 승리로 프리미어 리그 원년(1888∼1889시즌) 우승팀 프레스톤 노스 엔드 이후 113년만에 처음으로 원정 경기 무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선두 탈환을 노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날 블랙번에 4-3의 승리를 거둔 리버풀에 2위 자리마저 내주고 말았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벌어진 EUFA컵 결승에서는 홈팀 페예누르트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3-2로 따돌리고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네덜란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페예누르트의 UEFA컵 우승은 1974년 이후 두번째. 페예누르트는 피레 반 호에이동크가 페널티킥과 프리킥으로 2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고 덴마크 대표인 욘 달 토마손이 환상적인 드리블을 선보이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도르트문트는 호에이동크에게 연속 골을 내줘 0-2로 뒤지던 후반 2분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아모로소가 페널티킥을 넣어 반격에 나섰으나 2분만에 다시 토마손에게 골을 내주고 말았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12분 체코 대표 얀 콜러가 추격 골을 넣었지만 전반 32분 위르겐 쾰러가 퇴장 당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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