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이 올시즌 처음으로 세이브 기회를 놓쳤지만 근성으로 승리를 따냈다.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 5-4로 앞선 8회 선발 랜디 존슨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등판하자마자 3타자를 연속 3구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보였다. 1이닝 동안 공 9개로 연속 3구삼진을 잡아낸 것은 메이저리그사상 33번째의 진기록.
하지만 방심한 탓인지 그는 9회말 원아웃을 잡아놓고 필라델피아 토마스 페레즈에게 동점홈런을 맞았다. 올시즌 첫 홈런이자 첫 블로운세이브(세이브상황에서 구원에 실패한 것). 이전까진 10차례 세이브기회에서 100% 구원성공률을 보였었다.
이제 경기는 연장전. 연장 10회초 공격에서 애리조나는 2사 1루에서 주니어 스파이비의 2루타로 6-5 한점차 리드를 잡았다. 팀이 한점을 리드하자 김병현은 코칭스태프에게 1이닝을 더 던지겠다고 요청했다. 자신이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겠다는 근성이 발동한 것이다.
8,9회에 이어 10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결국 필라델피아 타선을 삼자범퇴시키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마무리투수임에도 3이닝씩이나 투구한 그는 “한이닝을 더 던질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밥 브렌리감독은 “2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던져 빼려고 했으나 그가 더 던져도 괜찮다고 했다”며 “투수는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BK(김병현의 애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3이닝 2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김병현은 평균자책이 0.82로 올라갔고 시즌성적은 1승10세이브가 됐다. 그는 연장 10회 타석에서 가운데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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