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강팀과 평가전 得일까 失일까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은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 이어 21일에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25일에는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세계 최강’ 프랑스와 잇달아 평가전을 갖는다.

국내 축구팬들은 2002월드컵 본선에서 사실상 만날 가능성이 없는 이들 세계적 강호들과 우리 선수들이 겨루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설레겠지만 월드컵조직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 등 월드컵 관계자들은 경기 결과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에서 프랑스에 0-5로 대패한 후 대회 열기가 식었듯이 자칫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 분위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골차 이상으로 질 경우 최근 평가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대표팀의 상승세가 꺾이고, 선수들의 자신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허진 미디어 담당관은 “2골차 정도로 지면 강한 압박과 한 박자 빠른 경기에 대한 경험도 쌓고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흥행’과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평가전은 이미 1년여 전부터 잡혀 있었다. 월드컵 직전에 유럽의 정상급 팀들과 평가전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유럽의 특급 선수들과 겨뤄보지 못해 경험이 부족한 한국 선수들이 강팀들과 경기를 하는 것은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월드컵 엔트리를 발표한 후 가진 제주 서귀포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프랑스나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강한 압박과 빠른 경기를 경험하고 나면 폴란드나 미국과의 경기는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평가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 앞서 “이기면 좋겠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혼란스러워해서는 안된다”며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대패했지만 이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좋은 플레이를 펼쳤듯이 강팀들과의 평가전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본선에서 잘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