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의 ‘검은 보석’ 파울로 세자르 완초페는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1월31일 골드컵대회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을 맞아 2골을 넣으며 1-3패배를 안겨준 바있다. 또 2년 전 골드컵에서도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과 2-2동점을 만들어냈던 주인공이다.
특히 완초페는 2002월드컵 지역예선에서 4골을 기록하며 코스타리카가 12년만에 본선에 진출하는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완초페는 고교 시절 농구선수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빈센트 메모리얼 고교 3학년 때는 평균 31득점 20 리바운드를 기록해 대학들로부터 스카우트제의를 받을 정도. 미국 프로농구(NBA)진출도 고려했다. 그러나 그 집안의 ‘가업(家業)’은 축구였다. 할아버지가 축구선수였던 것은 물론, 아버지도 코스타리카 국내리그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축구선수였다. 두 형도 축구선수 출신. 이런 가족들이 완초페를 다시 축구장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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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1m91에 이르는 그의 키가 농구선수로서는 평범한 키지만 축구선수로서는 고공플레이에 유리한 장신인데다 긴다리를 이용해 상대의 공을 가로채는 순발력 등이 축구선수로서의 성공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고교 때까지 농구를 하는 틈틈이 축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NBA에 진출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코스타리카에서 농구선수 생활을 해야하는데 코스타리카에서의 농구열기는 축구만 못해 농구선수보다 코스타리카에서 인기가 높은 축구선수를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것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된다.
어쨌든 완초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 96년 코스타리카의 국내리그에서 축구선수로 뛰었고 1년만에 놀랍게 성장해 97년 잉글랜드의 더비카운티로 옮겼다. 이후 웨스트햄을 거쳐 현재 맨체스터시티에서 뛰고 있다. 더비 카운티 데뷔전에서 첫 골을 넣은 그는 초기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이후 시즌 평균 10골에 육박하는 높은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에서 큰 키를 이용한 헤딩슛과 발재간이 뛰어난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볼만하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완초페는 누구?
△생년월일 = 1976년 7월 31일
△출생지 = 코스타리카 에레디아
△소속팀 =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키 = 191㎝
△체중 = 78㎏
△포지션 = F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