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갖는 프랑스축구대표팀이 정예 멤버를 모두 투입, 대회 2연패를 향한 마지막 담금질을 한다. 22일 뒤늦게 일본 전지훈련에 합류한 '아트 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0·레알 마드리드)을 비롯, 스트라이커 다비드 트레제게(25·유벤투스)는 물론 부상으로 출전여부가 불투명하던 티에리 앙리(25·아스날)까지 시험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로제 르메르 프랑스대표팀 감독은 2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릎 인대를 다친 앙리의 회복 여부를 26일까지 지켜볼 작정이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최종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우리 공격진은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재간둥이’ 스트라이커 앙리는 97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한국전에서는 2골을 올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어 한국 팬에게도 일찌감치 이름이 알려졌다. 이달 초 막을 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역대 시즌 최다골 타이기록인 24골로 득점왕에 오른 뒤 무릎 통증에 시달려 왔다.
한국 입성에 앞서 일본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시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있는 프랑스는 22일 J리그 우라와와의 친선경기에서 앙리, 지단 등 주전을 빼고도 몸풀 듯 5-1의 대승을 거둬 우승 후보다운 폭발적인 공격력을 펼쳤다. 노장 유리 조르카에프(34)는 해트트릭을 터뜨렸고 신예 지브릴 시세(21)도 1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 르메르 감독은 “벨기에전 패배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하는 기회였다”며 “한국전에서는 선수 전원이 최상의 몸 상태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해 컨디션 점검을 위해서라도 선수 기용폭을 넓히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부상 부위에 테이핑을 한 채 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앙리는 “우리팀의 강점은 승부에 상관없는 뜨거운 동료애다. 우리 동료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강한 출전 의지를 보였다.
한편 프랑스에 맞설 한국축구대표팀은 23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세트 플레이와 슈팅을 가다듬으며 결전에 대비했다. 특히 선수들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당한 0-5 참패의 아픈 기억을 털어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지단과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두 차례 맞선 경험이 있는 안정환(페루자)은 “유명 스타와 싸우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갖고 있는 기량을 펼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최근 3차례 평가전에서 격전을 치르느라 당분간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우리와 예선 같은 조에 속한 다른 팀이 전력 탐색을 위해 프랑스전을 지켜보겠지만 굳이 뭘 감출 필요도 없이 총력전으로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