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축구스타 지코(49·가시마 앤틀러스 총감독·사진)가 2002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예상해 눈길을 끌었다. 지코는 28일자 일본 닛칸스포츠 특별 기고를 통해 “전력으로는 아르헨티나와 프랑스가 최강이겠지만, 우승은 이탈리아가 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역 시절 ‘하얀 펠레’라는 별명으로 펠레의 뒤를 이었던 지코는 J리그에서 선수, 감독으로 활약해 일본에서도 상당한 지명도를 얻고 있다. 이바라키현 가시마에는 지코의 동상이 세워졌을 정도.
지코가 이탈리아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유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조 편성이 유리하다는 이유 때문. 지코는 역대 월드컵의 예를 들며 “접전을 펼친 끝에 결승에 오른 팀들은 모두 우승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리 더 올려!.“역시 다리가 팔보다 길군” 이탈리아 대표 선수들이 28일 일본 센다이 구장 바닥에 누워 복근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센다이AP연합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웨덴 등은 예선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벌여야하는 ‘죽음의 조’에 배정된 팀. 만약 프랑스가 A조 1위로 진출하고 아르헨티나가 F조 2위가 된다면 이들이 만나는 16강전은 “사실상의 결승전이 될 것”이라는 것이 지코의 예상이다. 잉글랜드나 스웨덴이 F조 2위가 된다고 해도 사정은 변할 것이 없다. 승리한 팀의 다음 상대는 C조 1위 브라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이미 접전으로 힘을 뺀 상대를 맞은 브라질이 승리, 결승까지 내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G조에 속한 이탈리아의 라이벌은 E조의 독일 정도. 지코는 “이탈리아는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고, 무엇보다 전통이 있다”며 “단 한번의 패배로 탈락하는 결승 토너먼트에서 이탈리아의 견고한 수비 축구는 최대 강점”이라고 밝혔다.
70년 멕시코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력상으로 서독과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렀던 이탈리아는 연장 사투 끝에 결승에 오르는데는 성공했지만 결승에서 브라질에 4골을 먹고 무너졌다. 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루메니게의 서독은 준결승에서 프랑스와 접전 끝에 승리했지만 폴란드를 쉽게 꺾고 올라온 이탈리아에 힘없이 우승컵을 내줬다. 86년 멕시코 대회에서 프랑스는 8강전에서 우승 후보 브라질을 꺾는데는 성공했지만, 힘이 빠진 탓인지 준결승에서 서독에 지고 말았다. 프랑스와 접전을 치른 서독도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했다. 98년 프랑스는 네덜란드를 천신만고 끝에 승리한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꽁꽁 묶고는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코는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운’도 필요하다”며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강조했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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