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J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지만, 지난해 11월 귀화하기 전까지 그는 단지 ‘외국인 선수’에 불과했었다.
귀화하면서 한자로 ‘三都主(산토스)’라는 새 성을 얻었다. 하지만 유니폼에는 예전처럼 ‘알렉스(Alex)’라는 닉 네임을 새기고 2002년 월드컵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요즘 산토스는 일본에서 단연 주목의 대상이다. 25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일본 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미드필더였던 오노 신지(22·페예누르트)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친 뒤로는 주전 미드필더로의 도약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웨덴으로부터 자살골을 유도한 날카로운 왼쪽 센터링도 그의 작품. 산토스를 의식한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은 당시 경기에서 오노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돌리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남미 특유의 유연성을 내세운 드리블과 과감한 공간 돌파는 기존의 일본 선수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산토스만의 장점이다. 때문에 “일본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다”는 찬사를 받는다. 포지션이 겹치는 오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산토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인기도 절정이다. 검은 피부에 턱수염, 이마를 덮는 레게 머리.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시원한 모습과는 또 다른 면이 신세대들에게 어필한다. 도쿄, 요코하마 등 대도시의 거리에는 어김없이 산토스의 사진이 있는 대형 광고판이 건물 벽을 장식하고 있다. 28일 도쿄 중심가 시부야에는 산토스가 찬 대형 축구공이 실제 자동차를 부숴버리는 듯한 특이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했다. 29일 산토스의 부모가 일본에 도착하자 언론에서는 “산토스 최대의 응원단이 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산토스는 94년 고치 메이도쿠 고등학교에 유학생 신분으로 일본에 왔다. 고교 졸업후 97년 시미즈 S펄스에 입단,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 2년째만에 최우수 선수. 이제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까지 밟게 됐다. 축구로 ‘재패니즈 드림’을 이룬 것.
일본 축구는 이미 라모스, 로페스 등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받아들인 경험이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러나 “산토스만은 다르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단연 역대 귀화 선수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주니치 스포츠’가 29일자 1면 톱 기사로 일본 미드필더 오노 신지의 ‘맹장염 입원설’을 주장했다.
▼日스포츠지 “오노는 맹장염”
주니치 스포츠는 “27일 ‘피로성 복통’을 앓았다고 알려졌던 오노가 사실은 다른 사람 명의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28일 갑작스런 통증으로 재입원했다”고 보도했다. 주니치 스포츠는 오노가 수술도 고려해야할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보도의 진위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한편 아사히신문은 이날 “페예누르트 팀 홈 페이지에 오노가 맹장염을 앓고 있다는 기사가 나간 적이 있지만 일본축구협회는 이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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