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을 나서면 몇 년 전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아진 한글 안내 간판이 눈길을 끈다.
이곳으로부터 걸어서 10분 거리인 ‘파시코 요코하마’ 국제전시장에는 6월30일 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 소식을 세계로 전파할 정보 발신지, 국제미디어센터(IMC)가 있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각국 기자들은 눈 앞의 태평양이 바라보이는 바닷가, 그 아름다운 풍경도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다.
이곳에서 일하는 요코하마 시민자원봉사자만 700명에 이르지만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치는 일이 없다. 각자 맡은 장소를 지키며 차분히 일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월드컵대회 공동개최를 계기로 TV와 신문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다보니 한국이나 한국인과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요.”
대학 졸업후 회사에 취직하기 앞서 영어 통역을 맡은 스미에다 시호양(24)은 이번 대회가 양국 우호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결승전이 치러질 요코하마종합경기장은 이곳에서 6㎞, 전철로 다섯 정거장 거리에 있다. 다음달 11일 첫 경기가 열리는 까닭에 30일 오전에도 마무리 내부 단장공사가 진행중이었다.
98년에 완공됐으나 월드컵 대회를 위해 출입구 바닥재 교환과 보안 검색대 설치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요코하마의 월드컵관련시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과 자원봉사자, 시 관계자 등은 누구 할 것없이 부드러운 미소와 친절한 인사로 손님을 맞이했다.
위세를 부리는 법도 없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빈틈 없이 매사를 준비하는 일본의 모습이다. 한국의 풍경과는 어딘지 달라 보인다.
이렇듯 일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손님’을 맞는 두 나라 국민들의 마음은 다를 바가 없다.
언제나 정성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는 동양의 미덕을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에 알리는 ‘공동주인’이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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