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인 그는 인기 보컬그룹 스파이스걸스의 멤버였던 부인의 이름, ‘빅토리아’를 새겨넣고 다닌다.
축구의 발상지, 영국에서는 프로팀 선수들이 이처럼 문신을 하는 것은 헤어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개인 취향에 따른 것으로 전혀 흠 잡힐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화의 차이 때문에 대부분의 일본인들에게 문신은 야쿠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연간 광고료 수입 등으로 125억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수퍼스타, 베컴이기에 인기 관리 차원에서라도 예선 경기를 갖는 일본의 풍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잉글랜드팀의 첫 시합은 6월2일 사이타마경기장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벌어진다. 왼쪽 발목 부상에서 회복된 것으로 알려진 베컴은 이 시합에 출전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베컴은 잉글랜드팀 유니폼을 제작하는 회사에 통상 유니폼보다 소매가 길게 만들어 달라고 특별 주문한 유니폼으로 팔뚝의 문신을 가리고 이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대중지인 데일리 미러는 최근 “영국축구협회가 일본에서는 문신을 한 사람은 수영장이나 목욕탕에 출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 뒤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능한 문신을 보이지 않도록 충고했다”고 보도했다.
베컴은 팔뚝 말고도 허리에 ‘브룩클린’이라고 아들 이름을 먹으로 새겨 넣은 것을 비롯해 등 번호인 7번, 수호천사 이름 등을 신체 여기저기에 새겨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축구천재로 불렸던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도 쿠바 혁명의 지도자였던 체게바라의 얼굴을 몸에 문신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선수 가운데도 문신을 한 사람이 많아 경기가 끝난 뒤 상대팀 선수와 유니폼을 바꿔 입느라 웃통을 벗을 때 문신이 눈에 띄기도 한다.
최근 일본의 젊은 여성 가운데에서도 문신 패션이 유행해 외국 선수들의 문신도 굳이 감출 것 없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 일본에서는 문신에 대한 거부반응이 지배적인 것 같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음보마 부활 조짐 카레룬 “경사났네”▼
‘아프리카의 흑표범’ 파트리크 음보마(32·카메룬·사진)가 기지개를 폈다.
발뒤꿈치 통증으로 한 때 월드컵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음보마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카메룬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에서 모든 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1일 아일랜드와의 월드컵 첫 경기 출장의 의지를 불태웠다.
‘불굴의 사자’ 카메룬 축구 대표팀에서 음보마는 ‘주전 스트라이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음보마는 팀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기둥과 같은 존재.
음보마에게는 일본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음보마를 지금의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도록 만든 무대가 바로 일본이다. 프랑스 리그에서 활동하던 음보마가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한 것은 97년. 이 해 음보마는 28경기에서 25골을 넣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치며 J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음보마는 J리그 최초의 해트 트릭 보유자이기도 하다. 일약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음보마는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 A 파르마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더랜드에서 톱 클래스의 스트라이커로 자신의 위치를 끌어올렸다. 1m85,85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파괴력 있는 플레이가 일품. A매치에서도 42경기에서 23골을 기록한 카메룬 최고의 골잡이다.
음보마가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된 것도 일본과의 인연 때문. 5월초 음보마의 발 뒤꿈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별도의 개인 연습 스케쥴을 짜야 할 정도였다. 빈프리트 셰퍼 카메룬 대표팀 감독은 음보마에게 “월드컵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까지만해도 음보마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그러나 셰퍼 감독은 ‘음보마가 일본에서 뛴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화려한 전성기가 시작됐던 곳이었기 때문일까. 일본에 건너온 이후 음보마의 부상은 급격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컨디션을 되찾은 음보마는 97년 일본에서 펼쳤던 플레이를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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