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날치기범죄 비상

  • 입력 2002년 6월 1일 22시 17분


월드컵축구 관람이나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뒤 날치기 등 범죄를 저지르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어 경찰이 방범 경비 강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일 구로구 오류동 모은행 지점에서 지난달 31일 현금 1700여만원이 든 이모씨(44)의 돈가방을 빈 가방과 바꿔치기해 달아난 혐의로 멕시코인 E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외국인 공범 4명을 수배했다.

이들은 이씨 주변에 만원짜리 지폐 여러 장을 떨어뜨려 놓고 “당신 돈이 떨어졌다”고 알려준 뒤 이씨가 돈을 줍는 틈을 타 탁자 위에 있던 돈가방을 바꿔치기해 달아나다 E씨만 붙잡혔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은행 지점 주차장에서 외국인 2명이 현금 5000여만원이 든 이모씨(60)의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이씨가 승용차 뒷좌석에 돈가방을 놓고 운전석에 타려는 순간 “바지에 뭐가 묻었다”며 관심을 돌리게 한 뒤 그 틈을 타 뒷문을 열고 현금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모은행 지점에서는 페루인 M씨(48)가 회사원 김모씨(26·여)의 바지에 토마토케첩을 뿌린 뒤 김씨가 인출한 900여만원을 들고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혔으며 스페인인 J씨(52)도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내 현금인출기 앞에서 김모씨(42·여)의 핸드백을 훔쳐 달아나다 붙잡혔다.

경찰청 외사과는 “지난달 26일부터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6건이지만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경기 때마다 외국인범죄 조사반을 경기장에 배치하는 한편 지방청별로 외사수사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또 “전국 경찰에 외국인 수사전담반을 구성, 호텔 은행 관광지역 등에 대한 경비 방범활동에 들어갔다”며 “인터폴 및 각국 대사관과의 공조체계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미 전담수사반을 전국 각 지검에 편성,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으며 외국인 관련범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접수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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