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앞두고 “이래저래 중요한 일전”이라고 밝힌 올센 감독에게 공격수 욘 달 토마손(26·페예누르트)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재였다.
당초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덴마크 공격의 선봉 에베 산에게 쏠릴 것 같았다.
하지만 토마손은 선제골에 이어 결승골까지 뽑아내며 일약 ‘최고의 킬러’로 떠올랐다.
전반 종료 직전 통렬한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대미는 머리로 장식했다. 가볍게 솟구쳐 오른 그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스쳐 골네트를 뒤흔든 순간 우루과이의 골키퍼 파비안 카리니는 손 한번 못쓴 채 그저 멍하니 바라보며 고개를 떨궜다.
아쉬운 패배를 맛본 우루과이 선수들은 앞다투어 토마손에게 달려가 유니폼 상의를 바꿔입자고 요청했다. 적으로 만났지만 실력만큼은 인정하고 싶다는 듯 보였다.
웃통을 벗고 당당히 라커룸으로 향하는 토마손에게 3만여명의 관중은 기립박수와 함께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 올센 감독은 토마손과 포옹을 하고 등까지 두드려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훌륭한 득점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도 완벽에 가까운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펼쳤다. 2골 모두 환상 그 자체였으며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는 것이 올센 감독의 평가였다.
토마손은 “최상의 몸상태로 최고의 시즌을 맞고 있다”며 “오늘 두 골은 완벽했고 자랑스럽지만 때로는 골을 못 넣을 수도 있다. 그게 바로 인생”이라고 말했다. 또 “16강에 못 오른다면 우리 팀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도 실망을 주게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A매치 39경기에 출전해 15골을 터뜨린 토마손은 지난달 초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컵 보루시아와의 결승에서도 결승골로 팀에 우승을 안기며 타고난 공격력을 과시했다. 수비수가 2, 3명 달라붙어도 가볍게 제치는 눈부신 개인기와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지닌 골잡이로 통하는 그는 2002∼2003시즌부터는 이탈리아의 명문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는다.
울산〓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