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참전군인들의 초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인을 파병, 피를 흘린 혈맹 우방국 터키에 대한 보은(報恩)형식으로 마련됐다.
1일 오전 10시5분경 KLM KL865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파이크 쿠로르(80·당시 대령) 등 터키 참전군인들은 인천보훈지청과 6·25참전전우회 인천지부 관계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들의 방한은 LG전자 터키지사가 15명, 터키주재 한국문화원 9명, 터키 프로축구팀인 베나르바흐체가 10명을 각각 초청해 이뤄졌으며 체류비용(경기 입장권 포함) 등 일체를 초청자측에서 부담한다.
터키 노병들은 3일 울산경기장에서 열리는 터키 대 브라질 경기를 관람한다. 이 자리에는 LG전자 직원들과 터키 서포터즈 등이 함께 관람하며 터키 월드컵팀을 응원할 예정.
이들 중 10명은 4일 오후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 대 폴란드 경기를 참관해 한국팀을 응원할 예정이다.
이어 이들은 9일 붉은 악마 회원 30명, 인천보훈지청 직원, 6·25참전전우회 인천지부 회원 등 300여명과 함께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터키 대 코스타리카 경기에 참관해 터키 월드컵팀을 응원한다. 붉은 악마 회원들은 터키의 한국 파병에 대한 보답의 의미에서 이들과 함께 응원을 펼치기로 한 것.
이들은 13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LG 창원공장, 부산 유엔묘지, 인천 송도 인천상륙작전기념관, 판문점, 안동 하회마을, 용산전쟁기념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날 입국 수속을 마친 터키 참전 용사들은 6·25전쟁에서 생사를 함께하며 전우애를 쌓았던 한국 전우들을 다시 찾고 싶다는 말을 제일 먼저 꺼냈다.
알리 이흐산 우유군(73)은 “51년만에 한국에 다시 왔는데 이렇게 발전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51년 6월 강원 금화지구 전투에서 함께 싸웠던 허찬모 신정우 김재만 김형보 등 한국 전우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이트 재잰(78)도 “한국 군인과 꽃피운 전우애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당시 한국군 전우에게 ‘샤반’이라는 터키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LG전자 터키지사장 유재근 부장(48)은 “터키 재항군인회 추천을 받아 월드컵에 참전용사를 초청하게 됐다”며 “터키 재항군인회 사무실 등에 에어컨 TV 등을 설치해 주고 정기후원금을 지원, 6·25전쟁 당시의 보은에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6·25전쟁에 연인원으로 6만여명이 참전했으며 765명이 전사하고 2147명이 부상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