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과학자들이 내일 열리는 월드컵 폴란드 전에 내놓은 승리의 비결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적절한 선수 교체로 승리를 이끌 수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영국 랭커스대 마이크 라이트 박사팀은 올해 ‘오퍼레이셔널 리서치 학회 저널’ 1월호에 선수 교체에 대한 수학적인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선수를 교체했을 때 팀이 득점할 확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실제 경기에 적용한 결과 선수 교체가 좀더 빨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 감독들은 선수 교체를 경기가 끝나기 15분전 많이 하는데 좀더 빨리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티바’는 최근 히딩크 감독을 32명의 월드컵 출전감독 중 9위로 선정하면서 “승부를 걸어야 할 때 가끔 약해진다”고 평가했다. 히딩크 감독이 폴란드전에서는 과연 과감한 선수 교체로 승부의 흐름을 바꿀지 기대된다.
폴란드 팀이 전후반 90분 동안 시간대별로 득점한 결과를 분석하면 폴란드팀은 후반에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최근 2년 동안 폴란드 팀의 국가대표팀 경기를 분석하면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10분 동안 3점을 넣는 등 10분 간격으로 2∼3골을 넣다가 후반 25분∼35분에 4골, 후반 35분∼45분에 5골을 넣었다. 폴란드 선수들의 체력이 뛰어나고, 후반 막판에 적절한 선수 교체를 한 것이다.
강신우 SBS해설위원은 “폴란드전에서는 프랑스와의 평가전처럼 마지막에 골을 먹을 수 있다”며 “막판에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전체 패스 중 골키퍼 두데크의 비율이 약 5%를 차지한다. 다른 팀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이다. 골키퍼에 대한 백패스가 많기 때문이다. 이천수나 차두리 등 발빠른 공격수들이 이 틈을 노리고 강하게 압박하면 ‘운좋은’ 득점을 올릴지도 모른다.
선수들은 양발차기를 좀더 연습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을 올릴 수도 있다.
영국 에버딘대 데이비드 캐리 교수는 지난해 ‘스포츠사이언스’지 11월호에서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왼발 오른발을 다 잘 쓰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발만 고집한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곤 한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선수들은 두 발을 다 잘 쓴다”고 칭찬한 만큼 선수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주저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발도 사용해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나머지는 관중의 몫이다. 한국팀은 홈경기의 이점을 안고 있다. 홈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크게 증가해 실력 이상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 국제 학술지인 ‘스포츠와 운동심리학’ 최근호에는 심판들이 응원 때문에 홈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더구나 한국 대표팀이 경기를 하는 부산, 대구, 인천 경기장은 종합 경기장이어서 전용 경기장보다 1만∼3만명 정도 관중이 더 들어간다. 대신 운동장과 관중석이 10m 떨어져 있어 관중들이 더 열심히 응원을 해야 효과가 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신동성 박사는 “축구 경기의 승부는 관중이 15∼20% 좌우한다”며 “관중들이 가능하면 붉은 옷을 입고, 광적으로 응원을 하면 한국의 월드컵 첫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