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심판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일방적인 경기를 시소경기로 만들어 실력이 아니라 심판의 힘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향이 농후해졌기 때문. 왜? 일방적인 경기는 재미없어 TV채널을 다른 데로 돌리게 만드니까.
이 문제는 콘퍼런스 결승에 와서 더욱 심각해졌다.
LA 레이커스가 1점을 이긴 4차전. 2쿼터 종료 때 LA 사마키 워커가 던진 3점슛을 심판이 득점으로 인정했다. 이에 새크라멘토 킹스가 흥분하며 거세게 항의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나중에 비디오를 판독한 결과 워커의 슛은 0.07초 늦게 손을 떠나 오심임이 밝혀졌지만 승패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대로 새크라멘토가 1점차로 이긴 5차전에선 LA가 흥분했다. 경기종료 직전 LA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슛을 날릴 때 상대팀 바비 잭슨의 분명한 반칙을 심판이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 로버트 오리는 “TV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오심임을 주장했다.
6차전은 더욱 가관. 뉴저지와 보스턴의 동부경기에선 참다 못한 관중이 심판에게 맥주잔을 집어던져 3분여간 경기가 지연됐다. LA-새크라멘토의 서부경기에선 4쿼터 박빙일 때 엉뚱한 오심으로 6파울 퇴장명령을 받은 새크라멘토 블라데 디바치는 벤치로 물러나며 박수를 치며 관중의 야유를 유도하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NBA 사무국이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NBA 흥행을 일으킨 주인공인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는 “인간(심판)에게는 한계가 있다. 리플레이화면 도입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리플레이란 판정이 애매할 때 심판들이 경기비디오를 돌려보고 판정하는 것으로 북미아이스하키(NHL)와 미국프로미식축구(NFL)에선 이미 시행되고 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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