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지역예선 15경기에서 8골을 터뜨려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했지만 대표팀 보다는 소속팀인 바르셀로나 경기에 더 비중을 둬 애국심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경기에 별다른 애정이 없다며 자국민과 팀내에서 외면을 받기도 한 히바우두가 ‘국민영웅’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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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브라질 대표팀이 묵고 있는 울산 현대호텔 주변에는 “히바우두”를 연호하는 브라질 응원단의 함성이 떠나갈 듯 했다. 히바우두의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겠다는 듯 이들은 밤 늦도록 숙소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승리의 기쁨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들의 환호 만큼이나 이날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터키전에서 히바우두의 활약은 대단했다.
터키에 0-1로 뒤진 후반 5분 브라질의 소생을 알리는 호나우두의 첫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더니 후반 42분에는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첫 번째 경기라는 부담 속에서 답답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브라질은 호나우두가 그라운드를 휘저은 덕분에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었다. 경기 막판 ‘능구렁이’처럼 ‘시뮬레이션 액션’을 펼쳐 터키 수비수를 퇴장으로 몰고간 대목에서는 승부에 대한 강한 집착이 엿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히바우두는 “페널티킥 라인에 섰을 때 브라질 국민이 나를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확신하고 볼을 찼다”고 말했다. 또 “집중력과 노련미에 앞섰던 것이 승인이었으며 계속 브라질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현지 시간 오전 6시부터 생중계된 이 경기를 가슴졸이며 지켜보던 브라질국민들이 히바우두의 발 끝에 마침내 웃을 수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대표팀은 자국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역대 브라질대표팀 가운데 최약체로 남미 지역예선 18경기에서 6패나 하며 천신만고 끝에 본선 티켓을 따낸 것. 하지만 무릎 부상 후유증과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건재를 과시한 히바우두를 앞세워 통산 5번째 우승컵을 향한 강력한 추진력을 얻었다는 평가.
브라질 대표팀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역시 “그동안 히바우두 중심의 전술을 집중 훈련했으며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고 그를 칭찬했다.
울산〓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