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2시 반경 붉은 악마 회원 30여명은 폴란드 대표팀의 숙소인 부산 해운대구 조선비치호텔에서 100m 떨어진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나타나 “코리아 파이팅” 등을 외치며 10여분간 응원전을 펼쳤다.
호텔 관계자는 “폴란드 대표팀의 예지 엥겔 감독 등 관계자 3명이 응원단에 다가가 화해를 요청했고 서로 기념촬영까지 했다”며 “엥겔 감독은 ‘주최국에서 통상 이렇게 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고 말해 별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의 응원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회원 100여명은 오전 5시 20분경 해 뜨는 시간에 맞춰 ‘한국팀 첫승 기원제’를 지낸다며 호텔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꽹과리와 징을 치며 10여분간 응원전을 펼쳐 경찰이 출동해 제지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호텔 경비를 책임진 부산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불상사는 아니었다. 애교 정도로 봐 주면 된다. 선수들이 잠을 못 잘 정도로 소리가 시끄럽지는 않았다”며 “폴란드측에서도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아무리 상대 팀이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을 텐데 자극까지 하는 것은 페어플레이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폴란드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575명의 부산시민으로 구성된 ‘폴란드 서포터스’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옆 야구장 입구에 모여 “폴스카 골라(폴란드 파이팅)” 등을 외치며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폴란드 대표팀의 전통 복장을 입고 나온 이들은 폴란드 국기가 그려진 수기와 수건 등을 흔들며 북 꽹과리 등에 맞춰 통일된 율동으로 폴란드의 선전을 기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