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처럼…" 정치권 열풍

  • 입력 2002년 6월 6일 23시 44분


정치권에도 ‘히딩크 열풍’이 불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6일 충남지역 유세에서 “우리 축구의 선전에는 선수들의 실력을 100%, 200% 발휘토록 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국민의 힘을 결집시켜 폭발력을 발휘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이날 각종 지원유세에서 “감독과 선수가 똘똘 뭉쳐 월드컵 첫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제 분열의 시대를 보내고 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호소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서울지역 유세에서 “한나라당이 ‘히딩크호(號)’ 역할을 해야 한다. 부패정권에 절망한 국민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축구가 이긴 것은 선수 선발을 연고나 빽이 아니라 철저히 능력 위주로 했기 때문이다”며 “자기 사람이라고 능력이 없어도 자리를 주면 손해라는 인식이 히딩크 신드롬으로 확산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엷은 하늘색 셔츠에 파란색 넥타이를 맨 ‘히딩크 패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김민석(金民錫) 서울시장후보는 이날 히딩크 감독과 같은 복장으로 유세를 했다. 김 후보측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후보도 하늘색 셔츠 차림으로 유세를 했다. 이 후보측은 “넥타이는 매지 않고 와이셔츠를 걷어붙여 역동적인 모습의 히딩크를 연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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