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열리는 대구는 연일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7일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은 36도까지 올라가, 이 지역의 6월 7일 예년 평균 낮 기온 28.6도에 비해 8도 정도 높았다. 대구 기상청은 한국-미국전이 열리는 당일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의 폭염은 체력이 강한 한국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더위가 양팀 선수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겠지만 강한 체력으로 무장한 한국 선수보다는 후반 체력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미국팀의 체력 소모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선 첫번째 경기에서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폴란드를 쉴새없이 몰아붙여 강한 체력을 입증한 반면 미국은 후반 막판 체력 저하 현상을 보이며 포르투갈에 밀리는 약점을 노출시켰다.
6일 대구에서 열린 세네갈과 덴마크의 경기는 더위가 승부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미국전처럼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된 세네갈과 덴마크의 경기에서 적도의 강한 햇볕에 단련된 세네갈 선수들은 후반 일방적으로 덴마크를 몰아붙였다. 전반 주도권을 잡았던 덴마크는 후반 들어 힘을 쓰지 못했다. 후반 30분 세네갈의 디아오가 퇴장당한 후에도 공세를 펼친 쪽은 수가 적은 세네갈이었다.
10일 미국과의 경기에는 경기장을 붉게 물들이며 대한민국을 외칠 6만명의 ‘12번째 선수’들과 미국선수들을 녹초로 만들 날씨가 ‘13번째 선수’로 한국팀에 가세하게 돼 94년 미국 월드컵 때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독일을 몰아붙였던 장면이 다시 한번 재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