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한국과 미국전을 하루 앞둔 9일 낮 인천 부평고(부평구 부평4동) 축구부도 학교운동장에서 국가대표선수들 못지않게 연습에 몰두했다.
이 학교 축구부원 48명은 김남일(22회·1996년 졸업)을 비롯해 이천수 최태욱(26회·2000년 졸업) 등 월드컵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배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찼다.
“우리 축구부요? 월드컵 본선 무대에 2회 연속 대표 선수를 낸 곳입니다.”
“공격은 이천수, 최태욱 선배가 맡고 수비는 김남일 선배가 책임지고…. 미국팀도 꼼짝 못할 걸요.”
주장인 이현민군(3학년)은 “선배들 못지않은 기량을 쌓기 위해 낮에는 연습하고 밤에는 월드컵 경기를 두 번 세 번씩 보느라 잠을 설칠 정도”라며 “선배님들, 파이팅!”을 외쳤다.
82년 축구부 창단 당시 멤버이기도 한 임종헌 감독(36·11회)은 “천수가 톡톡 튀는데 비해 태욱이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 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라운드에서는 눈빛만으로도 호흡이 척척 맞았던 사이”라고 기억했다.
창단 감독이었던 고명수 체육부장(53)은 “남일이도 성실함에서는 첫손가락에 꼽혔다”며 “몸을 아끼지 않았던 노력이 ‘꿈의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반겼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서는 이 학교 출신으로 노정윤(15회) 이임생(16회) 이상헌 선수(18회) 등 3명이 뛰었다. 그동안 이 학교가 배출한 국가대표 선수만도 20여명.
이들의 맹활약으로 부평고는 그동안 전국대회 우승컵을 17차례나 거머쥐었다.
학교 측은 10일 미국전 응원을 위해 2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학교 강당의 대형 스크린을 다시 점검하고 인근 주민들과 학교 동문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50여개의 의자도 마련했다. 학생들은 북 꽹과리 등 응원도구와 함께 붉은 악마의 응원복장도 준비했다.
김실 교장(61)은 “제2, 제3의 대표선수를 키우기 위해 올 3월부터 80여명의 교직원들도 매달 1만원씩 축구부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만큼 미국전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