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쉬운 한판 승부였다.”
한국 대표팀이 미국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10일 전국에서 이를 지켜본 국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혼신의 힘을 다한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올해 초 미국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김동성 선수가 분패한 이후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이날 응원전이 반미시위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기우로 끝났다.
○…한국에 월드컵 첫 승의 감격을 안겨준 부산지역은 이날도 흥분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부산시민 3만여명은 한국과 폴란드전이 열렸던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는 경기를 비를 맞으며 관전했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은 시종 열띤 응원전을 펼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비겼지만 잘 싸웠다”며 한국팀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대형 멀티비전이 설치된 울산 문수구장 호반광장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1만5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응원단은 한국이 후반에 동점골을 뽑고 미국을 시종일관 밀어붙이고도 골로 연결시킨 채 못한 채 아쉽게 무승부로 끝나자 “체력과 투지에서는 우리가 훨씬 앞섰다”며 자위했다.
대형 전광판 2개가 설치된 경북 안동 실내체육관에는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7000여명의 시민이 체육관을 가득 메운 채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한국팀이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4, 5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고 이을용 선수가 페널티 킥을 실축하자 응원객 사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족동 만석공원 ‘월드빌리지’에 모인 2만여명의 시민은 경기를 압도하고서도 미국과 비기자 못내 아쉬워했지만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시민들은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크게 향상됐는데 오늘은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포르투갈전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14일의 경기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400여명의 학생과 주민, 동문들이 한 덩어리가 돼 한국팀을 응원한 인천 부평구 부평고 강당에서도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붉은 악마 응원복을 입고 페이스 페인팅을 한 채 한국팀을 응원한 학생들은 경기가 1-1로 끝나자 못내 아쉬워했다.
학생들은 특히 전반 8분경 이 학교 출신인 김남일 선수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 데 이어 동문인 이천수 선수가 교체 투입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터뜨렸다. 김실 교장(61)은 “포르투갈전 때는 운동장에 대형 TV를 설치하고 열띤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전국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