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완벽한 찬스 5~6번 놓쳐 불만”

  • 입력 2002년 6월 10일 23시 14분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이 두 팔을 벌리며 선수들에게 큰소리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이 두 팔을 벌리며 선수들에게 큰소리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2-0의 승리를 따낸 폴란드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무승부에 대한 불만족이 얼굴에 가득했다.

한 기자가 “왜 오늘은 웃음을 짓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왜 내가 웃지 않는지 여러분은 궁금할 것이다. 서너달의 강훈련을 통해 한국팀은 세계 축구계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파워를 컨트롤하는 팀으로 바뀌었다. 마땅히 웃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팀은 5, 6차례의 완벽한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내가 웃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늘 경기결과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가 이길 자격이 있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무승부는 아쉽다.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그 기회들을 100% 살리지 못해 불운했다. 결국 무승부는 불만족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선수들이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친 데는 만족한다. 감독 부임 이래 한국팀은 많은 점이 바뀌었다. 비록 경험이 부족할지라도 그들은 ‘진정한 전사들’이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페널티킥을 이을용에게 맡겼는데….

“우린 수백번 페널티킥을 연습했다. 그러나 실전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이을용은 페널티킥 연습에서 전혀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다. 페널티킥은 예정이 돼 있었다. 첫 번째가 박지성이고 두 번째가 이을용이었다(박지성은 이천수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없었음). 이을용이 실패했지만 다 경기의 일부분이다. 더 중요한 점은 많은 찬스가 있었는데 골을 넣지 못한 것이다. 상대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이 워낙 잘해 그걸 다 막아냈다.”

-부상으로 교체된 박지성의 상태는 어떤가.

“발목을 다쳤다. 다음 경기에 뛸 수 있는지 상황을 지켜보겠다.”

-골결정력을 더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큰 경기엔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노력해 또 다른 찬스를 만들어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찬스를 연결시키는 데 실패한 뒤 소극적으로 되고 또 다른 찬스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난 선수들을 비난할 것이다.”

-포르투갈전에선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린 포르투갈이 세계적인 강팀인 걸 안다. 그들은 첫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필사적인 자세로 나올 게 분명하다. 하지만 수비에만 치중하는 경기를 하진 않겠다. 그건 나와 한국팀의 스타일이 아니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