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0일 미국과 1-1로 비기고 포르투갈이 폴란드를 4-0으로 대파함에 따라 14일 인천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맞대결 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승1무인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16강진출을 확정하는 반면 1승1패인 포르투갈은 꼭 이겨야만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
국내외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의 희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면서도 "한국의 전망이 반드시 어둡지만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전문가 예상
94미국월드컵 한국대표팀 사령탑인 김호 프로축구 수원 삼성 감독은 "한국이 미국전에서는 이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경기를 잘 풀지 못했다. 상대가 여유있게 볼을 갖고 있을때도 수비라인이 지나치게 전진해 오프사이드트랩을 쓰다 스루패스에 당했다"며 "한국이 이런 점을 보완하고 피구 등 상대 공격 라인을 강하게 압박, 공간을 내주지 않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이 자주 위치를 바꿔 수비라인을 교란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르투갈 오른쪽 날개인 콘세이상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조르제 코스타, 코투가 버틴 중앙 수비라인의 발이 느리다"며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핀투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보직 변경하면서 포르투갈 공격라인의 압박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며 이부분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안정환, 송종국, 이민성의 소속 프로팀인 부산 아이콘스 김호곤 감독의 전망은 다소 어둡다. 그는 일단 "예측불허"라고 전제한 뒤 "포르투갈이 유럽 리그가 끝난지 얼마 안돼 대회 초반 흔들렸으나 10일 폴란드전에서 보듯 개최국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컨디션과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갈수록 날카로움이 더해가는 포르투갈의 공격을 포백 체제로 전환한 한국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막아내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외 전문가 예상
유럽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이 최소한 비기거나 이길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본보에 칼럼을 기고하는 영국의 저명한 축구칼럼니스트 랍 휴스는 "포르투갈은 한국과 같이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몸싸움하는 팀을 싫어한다. 미국이 포르투갈을 꺾었던 것도 한국과 같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그동안 보여줬듯이 미드필드부터 강력하게 압박하는 '토탈사커'를 펼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90분을 뛰고도 지치지 않는 한국선수들의 '강철체력'에 포르투갈이 배겨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체력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중 최고"라며 "후반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포르투갈이 한국의 지칠줄 모르는 파상공세를 얼마나 버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 기자들은 자국의 취약한 수비라인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조르제 코스타, 베투가 버틴 중앙 수비라인의 발이 한국 공격수에 비해 크게 느린데다 양 윙백 후이 조르제, 베투의 기량도 예전만 못하다는 설명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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