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리그 득점왕 트레제게(유벤투스)와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앙리(아스날), 여기에 프랑스리그 득점왕 시세(오세레)까지…. 그러나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저주에 걸린 듯’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1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A조 예선 마지막 경기. 이날도 프랑스는 두 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불운이 계속되면서 덴마크에 0-2로 완패했다.
▶지네딘 지단이 덴마크에 완패한 뒤 고개를 숙인채 경기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인천로이터뉴시스]
경기 초반부터 프랑스는 ‘최소 두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 탓인지 조급하게 허둥대며 패스 미스를 연발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덴마크는 전혀 급할 게 없는 입장. 수비수 4명은 아예 공격에 가담할 생각조차 않고 두꺼운 수비벽을 쌓았고 미드필더들은 적극적으로 하프라인 중앙에서부터 강한 압박 수비를 펼쳤다.
프랑스는 최고의 ‘야전 사령관’인 지단이 왼쪽 허벅지에 압박붕대를 묶은 채로 나와 중앙에서 좌우로 연결되는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 루트를 뚫었다. 그러나 전반에만 두세 차례 덴마크 골키퍼 쇠렌센의 선방에 막히다가 수비수의 실수로 덴마크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덴마크는 전반 22분 로메달이 문전 혼전중에 흘러나온 볼을 수비수 퇴프팅이 오른쪽 코너에서 센터링하자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이후 더욱 조급해진 프랑스는 지단을 중심으로 한 짧은 패스로 덴마크의 두꺼운 수비벽 돌파를 시도했으나 성과없이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후반 들어 프랑스는 뒤가리를 빼고 공격수 시세와 부상중인 조르카에프까지 투입하면서 총력전으로 나섰다. 그러나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 수비로 프랑스 공격 루트를 차단하고 전원이 수비에 가담한 덴마크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오히려 간간이 위협적인 덴마크의 역습을 허용했다. 덴마크는 후반 21분 단 한번의 패스로 프랑스 왼쪽 문전을 뚫고 들어간 그뢴키에르의 날카로운 센터링을 스트라이커 토마손이 정확하게 오른발로 차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후 프랑스는 끊임없이 덴마크 문전을 위협하며 슈팅을 날렸으나 골에 대한 ‘저주’는 끝내 풀리지 않았다.
인천〓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