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단이 여장을 푼 인천 중구 항동1가 파라다이스 오림포스호텔 입구에는 축구팬 300여명이 몰려들어 감독과 선수들의 이름을 쓴 플래카드 등을 든 채 ‘대∼한민국’ ‘태극전사 파이팅!’ 등을 계속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또 3일전부터 입장권 구매를 위해 문학경기장에서 텐트 생활을 했던 4000여명의 ‘예비 관람객’들은 새로 사귄 축구팬들과 응원가를 부르며 춤판을 벌이기도 했다.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이날 오전 이들에게 경기 당일인 14일 현장 판매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 대기표를 나눠주었지만 표를 받고도 몇 시간씩 문학경기장 주변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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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시청광장-대학로 교통 전면통제 |
인천시는 인천종합문예회관 등 시내 7곳에서 야외 중계방송을 하기 위해 대형 화면을 설치했고 중계방송 전후에 문화예술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문학경기장〓13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 텐트촌을 이루며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모여든 축구팬들은 텐트를 걷기 시작했지만 이곳 저곳에서 응원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축구’를 연결고리로 2박3일간의 텐트생활을 함께 한 축구팬들은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친구 6명과 함께 40여 시간의 텐트생활을 마감하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김지현씨(26·인천 부평구 산곡동)는 “대기표가 뒷번호인 981번이라 입장권 구입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텐트에서 자면서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마음속으로 기원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찬호씨(25·서울 서대문구 연희동)는 “이곳에서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함께 내일 다시 만나 한국 월드컵 대표팀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이날 1200여명에게 대기표를 나눠주었으며 판매량이 확정되는대로 14일 미판매분 입장권을 판매하기로 했다.
▽길거리 응원전〓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축구팬들을 위해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문학경기장 옆 월드컵 문학플라자 등에서는 축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학플라자에서는 13일 하루동안 1만2000여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디지털 영화제, 세계민속 퍼포먼스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곳에서는 한국-포르투갈전 경기가 열리기 직전 한국의 향연, 무언극, 패션 뮤지컬 등이 열릴 예정이다.인천의 관광 명소인 월미도 문화의 거리와 송도유원지 등에도 축구팬들의 붉은색 물결로 출렁였다. 이천수 등 국가대표 3명을 배출한 부평고등학교 등 각급 학교에서도 운동장과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응원 준비를 끝냈다. 인천시내 음식점 등에는 ‘GO KOREA’ ‘16강 넘어 8강까지’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인천시는 월드컵 입장권 소지자와 행사진행 요원, 자원봉사자 가운데 붉은색 셔츠를 입지 않은 사람에게는 문학경기장과 셔틀버스 승차장에서 2만5000장의 셔츠를 나눠줄 예정이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