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다음날인 15일 시민들은 16강 진출에 따른 기쁨과 함께 각종 공짜 이벤트 때문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는 한국팀의 16강 진출 기념으로 붉은색 옷을 입고 오는 사람들을 무료 입장시켜 공원이 ‘붉은 악마’ 응원복 차림의 사람들로 붐볐다.
부인과 함께 롯데월드를 찾은 회사원 김기대씨(29·경기 수원시 영통동)는 “어제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해 기뻤고 오늘은 공짜 행사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또 서울 시내 롯데백화점 전 매장은 정오부터 1만6000개의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선착순 16명에게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는 등 ‘16강 진출 기념 특별행사’를 열어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편 음식점들도 16강 진출 기념 잔치를 열고 손님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동구에 있는 황도바지락 칼국수 체인점은 이날 점심과 저녁 시간에 선착순 2002명에게 칼국수를 무료로 제공해 하루 종일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체인점 대표 이은희씨(43·여·서울 중구 신당동)는 “재료비가 1000만원 정도 들어갔지만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것만 생각하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 충장로의 족발 보쌈 전문음식점 ‘무진주’ 주인 유래길(劉來吉·35)씨와 종업원 70여명도 이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열렬한 축구팬인 유씨는 한국팀이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둔 4일 “앞으로 10일 동안(5∼14일) 주 메뉴인 족발 보쌈 쟁반막국수 등을 50% 할인하고, 10일 미국전에서 승리하거나 14일 포르투갈전에서 16강 진출이 확정되면 다음날 하루는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15일 1500여명의 손님이 찾아와 350석의 자리를 모두 메우고 식당 밖에까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0일 미국전은 1 대 1로 비겨 그의 ‘약속’은 지킬 기회를 잃었었지만 14일 한국팀의 16강 진출로 약속을 실현하게 된 것.
유씨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8강 진출의 꿈이 한발 앞으로 다가선 데다 스스로 내건 약속을 지키게 돼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 밖에도 이날 금융권과 홈쇼핑업체, 가전업체 등도 16강 진출을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를 열어 시민들을 즐겁게 해줬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광주=김권 기자 gog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