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월드컵축구 한국-이탈리아의 16강전이 벌어지는 대전은 벌써부터 열기에 휩싸여 있다.
대전시는 예상외의 대형 이벤트를 차질없이 치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뒤늦게 경기장 입장권을 구하려는 시민들의 텐트가 월드컵경기장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대전시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됨에 따라 거리 응원단이 인천 경기(10만여명)의 3배가 넘는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는 특히 ‘붉은 악마’ 응원단 등 외지에서 찾아오는 축구팬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16일 비상종합대책회의를 열어 종전 한국팀 경기 때 시내 3곳에 설치했던 대형 전광판을 1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시가 검토중인 거리 응원 장소는 갑천의 대덕대교 하류 좌우 둔치 6곳과 구 동양백화점 앞 2곳, 서대전광장과 한밭야구장 등이다.
시는 또 대전역과 충남도청 사이 왕복 8차로의 중앙로에 대해 차량을 통제하기로 했다.
한편 유성구 노은동 월드컵경기장 앞에는 16강전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이틀째 야영 중인 축구팬들의 텐트가 인근 장대파출소까지 1㎞ 구간에 걸쳐 길게 늘어서 있다.
이들은 14일 밤 한국의 조1위 진출로 대전경기가 결정되자 전국에서 부랴부랴 몰려온 축구광들.
월드컵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미 입장권이 매진돼 현장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발표하자 16일 오전 일부가 철수하기는 했으나 아직도 500여명이 “끝까지 기다리겠다”며 대기하고 있다.
14일 밤 미국-폴란드 경기가 2 - 0으로 진행되자 10분 만에 집에서 불과 1㎞ 떨어진 경기장으로 달려왔다는 박모씨(26·유성구 구암동)는 “대기순서가 2등인데도 입장하지 못하다니 이럴 수 있느냐”며 아쉬워했다.
부산에서 와 이틀째 야영 중인 신혁씨(29·회사원)도 “16강전을 직접 보고 싶었다”며 “입장권이 없다면 오랫동안 기다린 우리를 위해 TV라도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