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 아주 보낸다

  • 입력 2002년 6월 16일 23시 51분


이탈이아와의 맞대결을 이틀 앞둔 16일 한국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이탈이아와의 맞대결을 이틀 앞둔 16일 한국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 열리는 대전으로 16일 이동한 대표팀은 오후 3시가 될 때까지 훈련 장소를 결정하지 못했다.

오전 10시를 전후해 당일 훈련 장소가 결정되는 게 관례였지만 이날은 비공개 훈련에 적합한 장소를 찾지 못한 탓이었다. 대전에는 한밭대 운동장과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 삼성화재연수원 운동장, SK대덕연구단지 운동장, 한국수자원공사 운동장이 있지만 질 좋은 잔디와 보안 유지라는 필요 충분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은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

코칭스태프의 ‘실사’를 거쳐 훈련장소로 결정된 곳은 대전시 유성구 원촌동에 있는 SK대덕연구단지 운동장.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SK대덕연구단지는 입구만 통제하면 일반인의 출입을 막을 수 있어 비공개 훈련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훈련은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됐다. 전경 1개 중대 140여명이 연수원 곳곳에 배치돼 훈련이 노출되는 것을 막았다. 운동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 주변에는 경찰이 촘촘히 배치돼 ‘인의 장막’을 쳤다. 연습 장면이 내려다보이는 야산에도 10여명의 경찰이 올라가 혹시 있을지도 모를 ‘염탐꾼’의 접근을 막았고,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건물 옥상을 ‘수색’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16강전을 관전하러 수원에 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대신해 훈련을 책임지게 된 박항서 코치는 15분만 공개한 후 “취재진이 떠날 때까지 다른 훈련은 없고 운동장만 돌 것”이라며 떠나줄 것을 재촉했다.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훈련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최용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참석해 이탈리아를 꺾기 위한 전술을 가다듬었다.

대전〓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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