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8강에 진출한 잉글랜드팀의 주장인 세계최고의 미드필더 데이비드 베컴(27)이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18일 일본의 스포츠신문들이 일제히 전했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베컴이 월드컵 취재를 위해 일본에 온 영국의 언론매체 기자들과 가진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면서 대환영의 뜻을 표시 했다.
베컴은 “일본의 환대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기회가 있으면 이곳에서 뛰어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컴은 또 “한국과 일본의 관중은 매우 수준이 높아 이번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공동개최국을 높이 평가했다.
베컴은 또 현역생활을 마치면 축구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혀왔는데 “일본처럼 나를 환대해준 곳은 일찍이 없었다”면서 “이런 곳에 축구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언론 매체는 세계 축구계의 대스타인 베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대환영을 표시하면서 “베컴의 J리그 진출이 절대로 꿈 만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베컴이 J리그에 합류하더라도 그 시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계약이 끝나는 2005년 9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일본의 매체는 예상했다. 베컴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5월초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계약기간을 2005년 9월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계약조건은 주급 9만파운드(약 1억7000만원)의 프리미어 리그 사상 최고액. 이를 연봉으로 치면 73억원 가량 된다.
2005년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는 베컴은 30세. J리그 이적이 실현된다면 베컴은 원숙한 플레이를 일본에서 선보이고 현역생활을 일본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J리그로 이적할 때 지불해야할 이적료만 자그마치 80억엔∼90억엔(약 800억원∼9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이와 관련해 “J리그는 도요타자동차 등이 후원하고 있어 재력이 충분하다” 면서 “지코나 스토이코비치 등 세계적인 선수가 J리그에서 뛴 적이 있어 베컴의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보도와 관련해 브라질과 벨기에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일본 고베에 온 영국 BBC방송 프로듀서 스티브 볼튼(32)은 18일 “베컴은 일본에 열렬한 팬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고 있으며 일본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면서 “그가 장차 일본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고베〓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