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만명 거리서 “대∼한민국” 열광

  • 입력 2002년 6월 19일 01시 56분


18일 오후 10시53분, 전국은 온통 흥분과 감동의 용광로로 변했다. 거리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4700만 국민은 모두가 승리에 도취돼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의 월드컵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 열린 이날 서울 168만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340여만명의 ‘붉은 악마’들은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 “만세”를 외치며 감격에 겨워했다.

각각 55만여명이 모인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와 서울시청 앞 일대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경기 내내 힘차게 응원전을 펼치던 시민들은 후반 42분 설기현 선수의 동점골과 연장 후반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이 터지자 “이겼다”를 외치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이 순간 최고의 ‘거리 시청률’을 기록해온 동아일보 전광판(LG전자 제작) 위에서는 오색 축포 수백발이 터져 올라 하늘을 수놓았으며 인근 빌딩에서는 색종이들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한국팀에 8강의 ‘선물’을 안겨준 대전시내 곳곳에서는 이날 수천개의 축포가 터졌고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밤새 승리를 기뻐했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는 4만여명의 관중이 어깨동무를 한 채 ‘아리랑’을 부르며 떠날 줄 몰랐다. 일부 관중은 경기장에서 나와 유성까지 3㎞ 구간을 행진하며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한국팀에 월드컵 사상 첫 승을 안겨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비롯해 부산역, 해운대해수욕장, 구덕운동장 등 10여 곳에 모인 30여만명의 시민은 한국팀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국채보상기념공원 등 야외 응원장 6곳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15만명의 대구 시민들은 모두 차도까지 몰려나와 거리 행진을 하며 “내친 김에 4강, 결승까지 가자”며 열광했다.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인천 문학경기장과 인근 문학야구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8만여명의 인천 시민은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서로 부둥켜안으며 감격에 몸을 떨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 제주시 탑동광장, 한라산 산간인 제주경마공원에서도 승리를 자축하는 시민들의 함성이 터져 나와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넘어 태평양까지 울려 퍼졌다.

이진구기자 sys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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