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을 등에 업고 내친김에 4강까지 가려는 히딩크 감독과 50년 브라질 대회 후 52년만에 4강 진출을 노리는 카마초 감독은 선수단 운영에서 흡사한 면이 많다.
히딩크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한 뒤 대회 직전까지 체력훈련을 실시해 이번 대회 돌풍의 토대를 닦았다.
카마초 감독 역시 선수 시절의 화력한 경력을 바탕으로 한 카리스마로 모래알 같았던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스페인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로 415경기에 출장해 리그 9회 우승, UEFA컵 2회 우승을 일궈낸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카마초 감독은 뿌리깊은 팀내 지역감정의 고리를 끊고 단결된 팀을 만들어내 이번 대회들어 4연승의 파죽지세로 8강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두 감독은 전술 운영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승부의 고비마다 ‘깜짝 카드’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된 포르투갈전에서는 공격의 핵 루이스 피구를 대인 방어로 봉쇄해 포르투갈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16강전에서는 이탈리아가 선제골을 넣고 빗장을 걸어잠그자 공격수 5명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워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카마초 감독은 스타 선수들이 많은 탓에 선수들에게 맡기는 ‘자유방임’형에 가깝다.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4-4-2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고, 화끈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두 감독은 장외에서 한차례 설전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히딩크 감독이 19일 “스페인은 내 마음속에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자, 카마초 감독은 20일 “상대를 잘 아는 것이 경기의 승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맞받아쳤다.
공이 울리기 직전 눈싸움을 하는 복서처럼 기싸움을 하고 있는 두 감독이 어떤 카드로 상대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릴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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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