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골 보복?…伊 페루자 “안정환 방출” 발언 파문

  • 입력 2002년 6월 20일 18시 35분


‘한국엔 영웅, 이탈리아엔 역적?’
‘한국엔 영웅, 이탈리아엔 역적?’
이탈리아전 천금의 결승골로 한국축구의 월드컵 8강 신화를 견인한 안정환에 대해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 A(1부리그) 페루자 측이 독설과 함께 방출 방침을 밝혔다는 보도와 관련, 안정환 측은 20일 “아직 공식통보를 받지는 않았지만 방출이란 말은 어불성설” 이라고 말했다.

안정환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는 이플레이어사의 안종복 대표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루치아노 가우치 페루자 구단주가 이탈리아 내의 침울한 분위기에 편승해 한마디한 것을 이탈리아 언론이 대서특필한 것 같은데 우리가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관계는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가우치 구단주가 안정환을 방출하겠다고 말했지만 안정환과 페루자의 임대 계약은 이미 4월 말 끝난 상태였고 다만 페루자 측의 요청에 따라 리그가 끝나는 6월 말까지 2개월간 계약을 연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안정환은 이미 수차례 자신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 페루자 유니폼을 더 입을 생각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며 “가우치 구단주가 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분위기에 맞춰 ‘인기 영합성’ 발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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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이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처럼 구단에 비싼 이적료를 안길 가능성이 없다는 이탈리아 일부 언론의 보도도 사실 관계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환은 페루자에 임대된 상태이기 때문에 소유권은 원 소속팀인 국내 프로축구 부산 아이콘스가 갖고 있으며 페루자가 안정환의 이적료를 챙길 수 없다는 것. 안정환은 올 초 부산 아이콘스로부터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보내주되 임대가 아닌 이적 계약 체결시 부산에 이적료로 150만달러(약 19억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페루자팀의 유니폼을 입은 안정환은 팀의 홀대로 이탈리아에서 썩 유쾌하지 못한 나날을 보냈다.

이플레이어 측은 또 “오히려 페루자가 안정환의 밀린 임금과 임대료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페루자와 연봉 50만달러에 계약한 안정환은 아직 4개월치 임금을 받지 못했고 이플레이어사도 올 초 임대계약 체결 때 부산 아이콘스 측에 대신 납부한 임대료 일부(10만달러)를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는 것.

이플레이어사는 또 안정환의 향후 거취와 관련, “현재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의 4, 5개 팀이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다. 안정환은 가능하면 이탈리아 다른 팀으로 가고 싶어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안정환은 이날 오후 훈련에 앞서 허진 대표팀 언론담당관을 통해 “페루자 구단 측에서 충분히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분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으로 빅리그에 진출한 무대인 이탈리아에 아직도 좋은 인상을 갖고 있으며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축구뿐만 아니라 인생면에서 배운 게 많다”고 덧붙였다.

가우치 구단주는 이날 이탈리아 민간방송 ‘라 7’과의 인터뷰에서 “안정환과 재계약하려면 153만달러(이적료)나 지급해야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 달에 48달러(약 6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대전〓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가우치 구단주 “한달 48달러 버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국에 패해 월드컵에서 중도 하차한 이탈리아의 언론과 페루자 측은 20일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에 대한 혹평과 함께 방출 방침을 발표해 한국은 물론 외국언론의 지탄을 받는 등 파문을 낳았다.

가우치 구단주는 이날 이탈리아 민간방송 ‘라 7’과의 인터뷰에서 “안정환과 재계약하려면 153만달러(이적료)나 지급해야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 달에 48달러(약 6만원)밖에 벌지 못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앞서 일간지 ‘라 스탐파’는 페루자 코스미 감독의 말을 빌려 “(안정환이) 우리에게는 관심도 없는 형태의 축구를 하도록 한국에 남아 있는 것이 좋겠다. 나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고양이 경기장이나 한국 축구 신화의 상징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등 악의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안정환의 페루자 2년

▽2000년 7월 27일〓1년 임대 (임대료 40만달러), 연봉 40만달러로 부산 아이콘스 에서 임대 계약.

▽2000∼2001시즌 성적〓15 경기(11경기 교체) 출전, 4 골, 1어시스트 기록.

▽2001∼2002시즌〓6개월 재 임대(임대료 50만달러), 연봉 50만달러.

▽2001∼2002시즌 성적〓15 경기(13경기 교체)출전, 1 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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