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α' 무더위 거리응원 애먹어

  • 입력 2002년 6월 22일 19시 54분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이 열린 22일 전국이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로 달아올라 한낮 거리 응원객들의 고생이 심했다.

또 이날 높은 기온과 뜨거운 햇볕 탓에 탈진해 쓰러지는 사람이 속출했으나 보행자 통로를 확보하지 않고 자리잡은 인파 때문에 응급환자 구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가장 기온이 높았던 인천이 30.2도였고 230만명이 거리 응원에 나선 서울이 29.2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대전 전주 광주 수원 등 주요 도시의 기온이 30도를 육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날씨가 맑아 햇볕이 강렬했고 수십만명이 한 장소에 모여 발산하는 체열과 아스팔트의 복사열에 응원열기까지 더해져 거리응원객들이 실제 느낀 체감온도는 30도가 훨씬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위에 탈진해 쓰러진 응원객도 속출했다. 이날 거리 응원전이 열린 서울시내 16개소에서 119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한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오후 8시까지 166건의 응급사고가 신고됐다.

실신 5건, 탈진 26건, 부상 73건 등을 차지했으며 이들 중 3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121명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았다.

이날 거리응원객 중에는 미리부터 햇볕과 무더위에 대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준비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아무 준비가 없던 사람들은 따가운 햇볕으로 고생을 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인파 때문에 구급차가 환자에게 접근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소방대원들이 직접 인파를 뚫고 출동해 환자를 이송했다”고 밝혔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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