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넘어 기어이 세계 4강에 진입한 태극전사들은 25일 오후 8시반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독일과의 일전에 대해서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을 보였다.
승부차기에서 시원스러운 첫 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한 '황새' 황선홍은 "지금 같은 상승세라면 어떤 팀하고 싸워도 이길 만 한 것 아니냐"며 "코칭스태프의 주문대로 가운데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측면에 대한 잦은 패스로 독일 수비를 흔들겠다"고 말했다.
'꾀돌이' 이영표는 "고공 축구를 구사하는 독일에 맞서 공중볼을 아예 허용하지 않도록 밀착 마크를 펼쳐야 한다"고 밝혀 나름대로 이미 상대에 대한 분석을 마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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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역시 "독일이 키만 클 뿐 스피드에서는 우리보다 뒤진다"면서 "상대 약점인 측면을 집중 공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된 특급 수문장 이운재는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독일 올리버 칸과 자존심 대결이라도 한번 펼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월드컵 5경기에서 불과 2실점에 그쳤던 ' 거미손' 이운재는 "천하의 칸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두들기면 열릴 것"이라며 "야신상 보다도 골문을 굳게 지켜 팀이 승리하는 데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또 그는 "독일의 헤딩슛이 위력적이지만 슈팅보다는 오히려 더 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격파를 다짐하면서도 선수들은 체력 문제가 마음에 걸린다는 데 입을 모았다. 21일 8강전을 끝내고 준결승에 대비한 독일과 달리 휴식할 시간이 부족한 것을 염려한 것. 주장 홍명보과 박지성은 "스페인전에서도 힘이 달려 경기 초반 애를 먹었다"며 "남은 이틀 동안 얼마나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체력에서 우위에 있는 독일을 맞아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