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승부차기를 경험한 ‘태극전사’들은 어땠을까. 우선 승부차기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이 대목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빼어난 용병술이 돋보였다.
경험 많은 황선홍을 첫번째 키커로 배치했고 역시 백전노장 홍명보를 마지막에 둔 것이었다. 히딩크 감독의 이런 예상은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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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두차례 페널티킥을 모두 골대 왼쪽을 찬 뒤 놓쳤던 한국은 이날은 안정환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오른쪽으로 차 넣어 마치 미리 집중적인 훈련이라도 한 듯 보였다.
황선홍은 “연장전이 끝난 다음 곧바로 히딩크 감독이 순서를 정해줬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염두에 둔 듯 경기 전에 작성했던 것.
황선홍은 “첫번째 키커가 승부차기 전체 흐름을 좌우하기 마련이어서 부담이 많았지만 모든 관중이 우리편이라는 생각에 편안하게 찼다”고 말했다.
홍명보 역시 “대표팀 막내 시절에는 페널티킥 전문키커로 나섰는데 요즘은 안찬 지 오래돼 걱정됐다”며 “특히 내가 넣을 경우 승리를 확정짓는 상황이어서 무척 떨렸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맏형 황선홍과 홍명보가 히딩크 감독의 기대대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견뎌내며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했다.
광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