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홍명보 첫번째-마지막 키커로 승리 쐐기

  • 입력 2002년 6월 22일 23시 16분


승부차기가 월드컵에 도입된 것은 공교롭게도 1982년 스페인월드컵 때였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때문에 웃고 울었다. 스페인이 아일랜드와의 16강전을 승부차기로 통과한 행운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승부차기를 경험한 ‘태극전사’들은 어땠을까. 우선 승부차기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이 대목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빼어난 용병술이 돋보였다.

경험 많은 황선홍을 첫번째 키커로 배치했고 역시 백전노장 홍명보를 마지막에 둔 것이었다. 히딩크 감독의 이런 예상은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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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두차례 페널티킥을 모두 골대 왼쪽을 찬 뒤 놓쳤던 한국은 이날은 안정환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이 오른쪽으로 차 넣어 마치 미리 집중적인 훈련이라도 한 듯 보였다.

황선홍은 “연장전이 끝난 다음 곧바로 히딩크 감독이 순서를 정해줬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염두에 둔 듯 경기 전에 작성했던 것.

황선홍은 “첫번째 키커가 승부차기 전체 흐름을 좌우하기 마련이어서 부담이 많았지만 모든 관중이 우리편이라는 생각에 편안하게 찼다”고 말했다.

홍명보 역시 “대표팀 막내 시절에는 페널티킥 전문키커로 나섰는데 요즘은 안찬 지 오래돼 걱정됐다”며 “특히 내가 넣을 경우 승리를 확정짓는 상황이어서 무척 떨렸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맏형 황선홍과 홍명보가 히딩크 감독의 기대대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견뎌내며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했다.

광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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