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지구촌 표정]NYT “한국, 유럽정강이 걷어찼다”

  • 입력 2002년 6월 23일 19시 07분


日신문 머리기사 장식 -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日신문 머리기사 장식 -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세계 축구의 신(新)질서가 짜여지고 있다.”(미국 CNN방송)
“한국은 지난 3주 동안 유럽 국가들의 정강이를 확실히 걷어찼다.”(미국 뉴욕타임스)
“한국은 다시 해냈고 다음은 독일이다.”(미국 폭스뉴스)
“한국 파워, 바닥을 모른다.”(일본 아사히신문)
“아시아의 호랑이, 기적의 비약.”(일본 요미우리신문)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경이롭다는 것밖에 없다.”(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세계 언론들이 한국이 스페인을 꺾고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에 연일 놀라움과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아사히 요미우리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의 4강 진출소식을 1면과 사회면 체육면 등 4, 5개면을 할애해 다른 어느 나라 경기보다도 비중 있게 다뤘다.

아사히신문은 ‘떨어지지 않는 스피드, 끈기 있는 체력, 유연한 위치변경’ 등을 승인(勝因)으로 꼽았다.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을 자세히 소개하며 “감독을 신뢰해 전원이 스타가 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승리는 더 이상 이변이 아니다”며 “이탈리아전에서 체력을 소모해 한계 직전까지 갔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산케이신문(붉은 선풍 멈추지 않는다), 마이니치신문(한계를 모르는 한국), 도쿄신문(아시아의 자랑), 니혼게이자이신문(한국, 아시아의 껍질 깨다) 등도 한국 축구를 절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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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언론들은 홍콩 신문들이 한국팀을 극구 칭찬한 반면 중국(대륙)의 일부 신문과 방송은 심판 판정 등을 문제삼으며 ‘악의적인’ 반응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홍콩 일간 명보는 23일 이례적으로 1면 전체를 할애해 한국인 응원단들의 환호와 시청 앞 광장의 붉은 인파 장면을 담는 등 한국의 4강 진출을 특집기사로 꾸몄다. 명보는 사설에서 “한국이 유럽과 남미의 72년 월드컵 독점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한국이 최후까지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치 단결해 싸우는 모습은 실로 존경심을 자아내게 한다”고 논평했다.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1면 관련 사진들을 게재하고 “센세이셔널한 승부차기 승리가 수백만 붉은 악마들을 환호의 도가니로 빠뜨렸다”며 “한국이 투지와 뛰어난 체력으로 ‘아시아의 독일’로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유력지인 일간지 중국시보도 “조선(한국) 호랑이, 이 뽑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투우사들(스페인)’은 ‘한우(韓牛·한국)’에 14차례나 칼질을 했으나 급소를 건드리지 못했고 무승부 끝에 이만 뽑힌 채 패했다”고 표현했다.

반면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선수들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대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고 CCTV는 폴란드와 미국전 때 경기 자체보다는 ‘한국민의 한(恨)’ ‘광란의 응원’을 내내 들먹이다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전에서는 “심판이 경기 결과를 바꿔 놓았다”고 헐뜯었다.

○…한국이 22일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이기고 월드컵 축구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데 대해 인도네시아 언론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대 일간지 콤파스는 23일 1면 상단에 붉은색 티셔츠 차림의 한국 축구팬들이 4강 진출이 확정된 뒤 길거리에서 부둥켜안고 울먹이는 장면의 사진과 함께 ‘한국, 경이롭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세계 축구사에 새로운 사건을 기록했다”며 “한국이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으로 미뤄 준결승에서 독일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도 23일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 대회 4강에 진출한 것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이탈리아가 한국에 질 때 그랬듯이 끈질긴 근성보다는 개인기에 의존했던 스페인의 패배는 더 이상 변명이 안 된다”고 평했다. 폭스뉴스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기절시켰다”며 “스페인은 16강 진출 후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혀 왔으나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큰 놀라움을 준 한국팀에 덜미를 잡혔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전문방송인 ESPN2는 한국의 이운재 골키퍼가 네 번째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스페인 선수의 골을 막아내는 장면을 되풀이해서 보여주며 “그는 독일과의 4강전에서도 크게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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