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8시반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이 ‘전차군단’ 독일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 진출을 가리는 4강 결전을 벌인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이기면 브라질-터키전 승자와 새 천년 첫 월드컵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로 간다.
지더라도 상심할 필요는 없다. 이미 한국축구의 역량을 세계 무대에 부족함이 없이 입증했다. 그라운드에 선 ‘태극전사’든,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든 종료 휘슬이 울린 후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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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관록의 축구 강호.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한국(40위)보다 크게 앞선 11위다. 94년 미국월드컵 본선 1회전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을 3-2로 이긴 바 있는 독일은 이번 대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8-0 압승을 거두는 등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아시아 골문에만 18골을 퍼부으며 무패를 기록했다. 실점은 단 3골. 가히 ‘아시아 킬러’다.
그런데도 지금 떨고 있는 쪽은 오히려 독일이다. 우승후보였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통의 유럽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해 전 세계를 경악케 했던 한국 선수들의 투혼이 덜미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한국팀의 주장 홍명보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독일전을 맞이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주전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젊은 피’의 심정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서울 등 전국 주요 거리에서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목청껏 외칠 한국민의 함성은 태극전사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 가자 결승으로.”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